2021/07/27 20:59

박경리 토지 21권을 읽고 2021

중국에서 홍이와 두메, 정석, 송장환, 이상현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두메는 사회주의에 물들어 민족주의자 진영과 대립한다. 조선의 해방은 사회주의 건설이어야한다는 것이다. 이상현의 이야기는 값싼 부르조아 지식인의 실패한 인생담에 불과하다. 민족주의자 계열의 독립운동가들과 자연스럽게 대립된다. 시대가 변하니 사상이 변하고, 변화된 사상에 의해 자신들의 젊은 날이 무시되는 상황이다.  

홍이의 딸 상의가 드디어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학교에서 간호교과가 생기는 것을 모처럼 국내로 돌아온 아버지 홍이에게 말한다. 홍이는 그 사실을 불안하게 느낀다. 그래서 중국으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아내는 거부하고 두달 남은 학교를 졸업하라 한다. 학교 기숙사에서 갑자기 4학년만 호출이 떨어진다. 나가보니 모두 운동장에 집합시키고 중학교 교정으로 간다. 상의는 덜컥한다. 이대로 군대로 징병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불안했다. 갔더니 징병되어 전선으로 떠나는 군인들에게 줄 주먹밥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자기 학교 선생님도 끼어있다. 안도한다. 그렇게 그 밤이 지나고 상의는 졸업을 했다. 졸업식 이틀전, 그녀는 자신의 시계를 찾으러 사감을 만나러 간다. 엄마가 금시계를 자신에게 물려줬는데 그걸 사감에게 뺏겼기 때문이다. 사감은 그 시계를 팔라하고, 그녀는 거부하고 그렇게 졸업을 한다.

서희는 인천의 개인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양현이를 평사리로 오라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환국의 아내 덕희가 화를 낸다. 양현이 의전을 졸업하면 자기가 집을 나가겠다고 했는데 다시 집으로 돌아오라는 결정을 덕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갈등은 남편과의 대립으로 폭발한다. 환국은 양현은 어릴적부터 우리 가족이었으니까 당연히 윤국이와의 혼인이 깨진 지금 다시 옛날의 가족으로 돌아와야한다는 것이었다. 덕희는 기생의 딸인 양현이 어떻게 최서희네 가족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양현이 다 성장한 이상 집을 나가서 독립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환국과 갈등하고 결국 덕희는 자식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언니 집에 가서 양현을 욕한다. 기생의 딸, 염치도 없는, 서희네도 이상하다 등등의 뒷담화를 하는데 언니는 한술 더 떠서 양현을 배설자와 동급으로 취급한다. 배설자가 누군가? 일본의 밀정이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러 가정 파탄내다가 의문사한 여자다. 독립운동가에 의해 암살당했던 여자였다. 그러자 덕희는 이건 또 너무 갔다고 언니와 싸운다. 배설자가 양현과 동급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저러하다가 덕희는 친정에 갔다. 그러나 남편이 자신을 데리러 오지 않는다. 열흘이 다 되는데도 남편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오지를 않는다. 불안한 덕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덕희의 엄마이자 황치수의 아내는 환국이 무서운 남자라고 생각한다.

강선혜의 남편 권오송이 배설자가 일본 경찰에 고발을 하는 바람에 감옥에 갇혀있다. 젊었던 시절, 일본에 유학한 신여성 강선혜의 콧대는 아주 높았다. 그러나 세월은 그녀를 그때의 자신을 젊은 날의 치기로 부끄럽게 여긴다. 세월의 풍파를 제대로 맞은 것이다. 권오송이 누군가? 그는 친일을, 반일을 하지도 않고 거리를 두다가 문단으로부터 친일로 매도당하고 낙향하여 은둔하며 살아갔다. 그런데 그를 친일로 매도했던 문단은 어느새 진짜 친일이 되어버렸고, 친일로 매도당했던 권오송은 일본 경찰에 의해서 감옥에 갇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졌다. 강선혜는 이런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남편을 감옥에 가둔 배설자와 조변석개하는 지식인 문단을 욕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은 얘기만 해대니 임명희는 괴롭다. 그러나 시련은 사람을 지혜롭게 하는 법이다. 강선혜는 많이 변해 있었다.

몽치는 홍석기라는 젊은이를 만난다. 그는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도망쳐 나온 사람이다. 몽치는 이 젊은이가 불쌍해서 자신의 직장에 몰래 일자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누가 투서로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그를 잡아다가 고문한다. 몽치는 그 사실을 잡아땐다. 그런 사실이 없다, 누군지 모르겠다, 누가 나를 모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홍석기는 지리산으로 보내고, 직장의 사장과 여러 사람들이 나서서 그를 구명한다. 그는 결국 감옥에서 나오게 되고 가족과 함께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자신도 징용으로 끌려가거나, 새로운 증거가 나와서 다시 감옥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징용을 피해서 지리산으로 피신한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식비도 만만찮다. 그런데 임명희가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여 오천원이란 거금을 기탁한다. 월급이 30-50원 하던 시절에 오천원은 대단하다. 이 돈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해서 의견이 갈린다. 강쇠와 소지감, 해도사 등등의 민족주의적 독립운동가들은 그 돈을 식비나 활동비 등 지리산에서 징용을 피해 온 사람들을 위한 운영비로 써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범호를 비롯한 사회주의자들은 해방이 왔을 때 사회주의 전파를 위한 무기 등을 구입할 운영자금으로 써야한다고 말한다. 의견은 대립되고 답은 없다. 서로의 주장만 하다가는 의견이 틀어지고 그러다보면 갈등이 생겨 난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해가 안되는 점은 기탁한 임명희의 의견이 중요한데 그 의견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개동이 산으로 들어와 염탐을 하다가 붙잡힌다. 그리고 죽도록 얻어맞는다. 내 뒤에는 일본 경찰이 있다고 계속 소리치는 바람에 더 얻어맞는다. 결국 피를 너무 흘리고, 장기가 손상되어 사망한다. 그러나 일본 경찰들은 관심이 없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터졌고, 전쟁 등 할일도 많은데 면서기하면서 징용을 빌미로 뒷돈을 받아 쫓겨난 우개동이 없어졌다고 관심을 가질 리 없다.

그리고 해방은 갑작스럽게 왔다. 양현이 시내로 나갔다가 해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사실을 서희에게 알려준다. 서희는 자신을 휘감았던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만세를 부르고 장연학은 춤을 추면서 토지의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감동적인 구절

5부 5편 3장. 장인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병수와 소지감과의 대화.
"밤낮으로 정성을 다하여 장롱 하나를 만들어놓고 나면 배가 고프다 했지요? 그 배고픔은 위장에서 오는 것이 아닌 마음에서 오는 배고픔이라 했소."
"그런 말 한 것 같소."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것도 쟁이받이의 얘긴데, 큰일을 하나 끝내고 나면 설움이 왈칵 솟는다 하더이다. 왜 그럴까요?"
"글쎄올시다... 인연이 끊어지니까 그런 것 아닐까 싶은데... 떠나야 하니까요."
"무슨 인연?"
"물(物)과의 인연 말입니다."
"물과의 인연!"
"그렇소. 정성을 다할 때 그것은 하나의 인연이오."
지감은 골똘히 생각하는 눈빛을 병수를 한참 동안이나 쳐다 보았다.

5부 5편 7장.  선혜가 명희에게 인생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구절.
"어짜피,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다 사람은 완벽하지 못해. 다른 사람의 인생과 똑같은 삶을 살 수도 없는 거고, 불행이다 행복이다 하는 그 말도 실상은 모호하기 짝이 없어.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우리들 운명, 행복 불행이 검정 과자 빨간 과자처럼 틀에다 찍어내는 것도 아니겠고, 운명 앞에 무력해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지만 그러나 운명을 정복한 사람은 없어. 자신(自信)이라는 말같이 허멍한 것이 어디 있을까. 노인을 보아. 그 경력이 화려한 노인일수록,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 결국 우리는 죽어가고 있는 거야. 삶이란 덫에 걸린 짐승 같은 것, 결코 풀리지 않는 수수계끼 같은 것."

2021/07/21 08:48

박경리 토지 19, 20권을 읽고 2021

19권에 이르러서 드디어 조준구가 죽는다. 갑작스러운, 그러나 예견된 죽음이었다. 사람들에게 부고를 돌리지도 못한다. 그 때문에 가슴에 한맺힌 사람들이 한두명인가? 조준구의 죽음은 한세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 중에 한명이 몽치다.

몽치는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화 집에 가서 자기랑 결혼하자고 우격다짐으로 말한다. 모화는 이혼경험이 있고, 아이도 하나 있는 여자다. 그리고 주점을 운영한다. 몽치는 얼굴은 못생겼으나 총각이고, 젊다. 왜 몽치는 이혼한 경험이 있는 모화와 결혼을 하려는 것일까? 자신의 성격과 닮아있는 그녀의 성격이 좋은 것이다. 모화는 펄쩍 뛰면서 반대하지만 결국 몽치와 살림을 차리고 같이 산다.

양현이는 영광이를 좋아한다. 영광에게 고백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자신은 다른 사람의 영혼을 짓밟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양현이 왜 영광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동질감일 것이다. 그나 나나 천한 신분을 가진 부모를 둔 자식이라는 점 말이다. 그리고 진주에 있는 서희가 양현이를 오라고 한다. 사실 서희는 양현이를 둘째 윤국이와 결혼시킬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양현이의 호적을 최씨에서 이상현네 집 호적인 이씨로 옮겼다. 그리고 이상현의 아내에게 허락을 받았다. 윤국이는 양현이를 동생이 아닌 여인으로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양현은 윤국을 사랑하지 않는다. 오빠로서는 정말 사랑하지만 어떻게 가족을 이성으로 사랑한단 말인가? 그녀에게는 안될 말이다. 그렇기에 양현은 괴롭다. 다들 윤국과 결혼하길 바라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영광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상현의 아들 시우에게 밝히고 다음날 윤국에게도 말한다. 안타까워하는 그들. 그리고 윤국은 영광은 절대로 안된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강혜숙을 망친 전례가 있는 것이다.

임영빈은 도솔암으로 요양을 간다. 몸이 아주 안좋다. 명희는 그런 영빈을 보내면서 괴롭다. 오빠가 저렇게 몸이 망가진 것에 대해 동생으로서 가슴아픈 것이다. 그렇게 도솔암으로 들어간 영빈은 몸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 명희와 여옥이가 도솔암을 방문한다. 마침 그곳엔 강쇠와 몽치도 있다.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안좋다. 몽치는 부르조아의 찌꺼기로 여기는 듯하고, 명희 역시 강쇠의 존재를 알곤 있지만 다가가서 말하기 어렵다.

김두만은 후처 서울댁과 살면서 아버지가 자기 본처에게 물려준 유산을 모두 빼앗아오고 호적도 파버린다. 서울댁의 완승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만이 이상해진다. 젊은 기생을 첩으로 둔 것이다. 눈에서 불이 난다. 내가 어떻게 이 집안을 일으켰는데 자기의 은공을 모르고 바람을 피다니... 본처에게서 빼앗아 온 아들도 시큰둥하다. 큰 아들 기성은 서울댁에 관심도 없고 둘째는 아버지가 창피하다고 부산으로 가버렸다. 서울댁은 첩이 살고 있는 집을 알아내서 처들어간다. 그러나 첩은 경우가 아주 밝다. 힘도 세다. 게임이 안된다.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남편있는 남자를 유혹했냐고 따지자 당신도 본처를 버리게 하지 않았냐고 한다. 난 기생이고 집이 가난하여 남자에게 의지하게 됨을 어쩌라는 것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난 지금 김두만 어머니를 뵈러간다고 하면서 총총 걸음을 옮긴다. 속에서 불이나는 서울댁. 인과응보다.

두만모는 월화의 등장에 첫번째는 쫓아내지만 다음번에 또 왔을 땐 받아준다. 그러면서도 일본이 망해서 조선땅에서 쫓겨날 때 두만이는 어떻게 될지를 걱정한다. 어미의 심정이 그렇다.

석이가 봉순이에게 마음을 주자 화가 난 양을례는 남편을 경찰에 고발했고, 가정은 쪼개졌었다. 양을례는 일본인 첩이 되어 석이의 딸 남희를 데리고 자기가 운영하는 술집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남희가 몰래 도망쳐 할머니한테 온다. 그런데 몸이 안좋다. 그래서 연학이가 남희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 성병이었다. 화가 난 연학은 을례에게 가서 따진다. 도대체 자기 딸을 어떻게 했길래 어린 그녀가 성병에 걸렸냐는 것이다. 일본 군인에게 겁탈을 당했다고 했다. 을례가 그 사실을 알고 군인에게 따지자 적반하장으로 욕만 얻어먹고 그녀는 쫓겨난다.

상의는 진주 ES여고에 다닌다. 거기에서 교사들은 거의 모두 일본인이다. 학생중에서 일본인은 10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조선인이다. 상의는 여고에 들어와서 책속으로 들어간다. 활달했던 성격은 사라지고 소심해지고, 조용하고, 의기소침하다. 창씨개명을 해서 모두 이름이 일본어다. 학교에서는 조선말을 사용하면 안된다. 선생들 간에 알력도 다들 대단하고, 성격이 못된 교사도 있다. 일본의 패망이 얼마 안남았고, 그 히스테리 증세가 조선에 파견된 일본인 교사에게도 나타난다. 일왕을 찬양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한 여학생이 웃으니까 죽도록 팬다. 정학까지 당한다. 조선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정학은 풀어줬는데 당한 여학생만 억울하다.

윤국이는 학병으로 전장에 끌려갔다. 징병으로 인해 조선의 젊은이를 싹싹 긁어가고, 젊은이가 없으니 30대까지 군수공장에 데려가더니 이제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까지 끌고간 것이다. 서희는 가슴이 답답하다. 남편은 감옥에서 나올줄을 모르고, 일본인은 거액의 돈을 자꾸 요구하고, 이제는 아들까지 징집당했으니 말이다. 양현이와 윤국이의 결혼은 틀어졌다.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 양현은 영광이와 결혼하자고 하지만 영광은 거절한다. 영광이 공연하는 곳에는 유인배라는 사람이 있다. 유인실의 오빠다. 그 역시 집안의 골치거리다. 한마디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딴따라의 길로 갔으니 말이다. 그러나 유인실은 어떤가? 그녀 역시 나라를 구한다고 감옥에 가더니 이제는 아예 종적을 감춰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다.

조찬하는 오가다와 그의 아들 쇼지와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유는 오가다와 쇼지에게 추억을 주기 위해서다. 자신은 중국여행에서 위험한 곳으로 가야한다고 오가다와 쇼지와 함께 여행을 하고 하얼빈에서 만나기로 한다. 둘은 중국을 여행하지만 쇼지는 자꾸 찬하와 떨어져있음을 불안해 한다. 오가다는 안심을 시키고자 하얼빈으로 가고 그곳에서 자신의 지인들을 만난다. 소앵은 쇼지를 보고 유인실과 꼭 닮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서희는 진주의 군수를 만나 우개동을 면서기에서 파면시켜 달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다음날 면장이 평사리 서희 집에 와서 우개동을 파면시키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개동을 파면시킨다. 펄쩍 뛰는 그. 그러나 그동안 그는 청년들을 전선으로 징집하면서 뒷돈을 받았으며, 성격이 포악하여 이런저런 민원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쫓아내버린다. 아내를 때리면서 화풀이를 하는 우개동.

정석의 모 성환할매의 운명은 또다시 기구해진다. 손녀 남희가 성병에 걸려오더니 이번엔 손자 성환이가 징집되어 전선에 투입된 것이다. 남희는 도솔암으로 보내져 몸을 추스리게 했고, 자신의 병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성환할매는 손자가 전쟁터로 가버리자 그만 눈이 멀어버린다. 좋은 일은 하나없이 계속 액운만 따르더니 마음 고생이 심해져 그랬는지 눈이 멀어버린 것이다. 그녀의 딸 귀남네도 어머니께 못되게 굴다가 눈이 멀어버리니 불쌍해서 잘해드리려 노력하나 이미 늦었다.

상의가 학교에서 옴이 옮아와서 일찍 집에서 쉬다가 다시 학교로 갔더니 기숙사를 재배치하는데 조선인 여학생들이 싫어하는 사감이 졸업반인 4학년에게 방배치를 아주 못되게 해버렸다. 그래서 학생들과 사감 사이에 감정이 생겼다. 어느 토요일 한복을 입고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면서 조선말을 쓰던 여학생들은 그 모습을 사감에게 적발되자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그때 상의가 방배치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사감에게 대들었다. 갑자기 사감과 상의의 문제로 포커스가 옮겨지고 상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러나 평소 그녀의 행실이 조신했기에 일본인 교사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고 나서 한번만 용서해주기로 한다.



감동적인 문구

양현이와 영광이를 사랑을 바라보는 임명희의 속마음
'나는 세상에 나와 이룬 것이 없지만 너의 눈물은 뭔가를 이루기 위해 흘리는 것이다. 울어. 많이 울어라. 양현이 너는 나같이 자신을 기만하며 살아가지는 않을 거야. 너의 청춘은 정말 아름답다. 고통도 슬픔도 어쩌면 그렇게 투명하니?'

여옥과 최상길, 그리고 할머니와의 대화 중에서
'가두는 자가 없으면 갇히는 자도 없을 것이며 들판의 곡식이며 열매며, 많이 갖는 자가 없으면 굶어 죽는 자도 없을 것이며, 죽이는 자 없으면 죽는 자도 없을 것이며 주인이 있으니 하인도 있는 것, 부리 하나, 작은 밥통 하나 몸속에 달고서 수만 리 창공을 날아 먹이를 찾고 번식하는 새, 겨울 한 철 나무뿌리 갉아먹으며 연명하는 작은 짐승들, 그들은 자유롭다! 해방된 존재들이다! 오직 인간들만이 사로잡혀 있다.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말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 말, 말, 그것은 무엇이냐? 그것은 구원의 연장이기도 했지만 피로 물든 흉기는 아니었던가?'

월화와 서울네와의 대화 중에서
"기생 팔자 남의 첩살이하기 예사 아니겠소? 불만이 있으면 영감에게 말할 일이지, 저보고 따질 이유 없습니다. 혹, 독골의 본댁이 그러신다면 모를까, 나도 남사스럽지만 댁도 얼굴에 철판 깐 행실이오. 이치가 안 그렇습니까?'
"나는 호적에 오른 정처다!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냐!"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민적 파라는 말은 안 할 것이니 염려 마십시오."

최상길과 길여옥의 대화중에서
"그 할머니 사시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것은 사실이에요. 그 분은 자신의 불행까지 사랑한다고 할까, 천지만물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감사하며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어요. 겨울 긴긴 밤에 목화씨를 발가내면서도 밥을 짓고 아궁이에 솔가지를 뿐질러 넣을 때도, 아들에게 옷을 갈아입힐 때도, 그 정성이 하나의 의식같이 보이는 거예요. 할머니 자신도 조금도 의식하지 않았지만 말이에요. 나도 저와 같이 시간을 가득하게 살아보고 싶다 그런 생각 여러 번 했어요. 싱그러운 풀 같고 흐르는 강물같이, 뭐라 설명이 안 되지만."

2021/07/17 17:21

박경리의 토지 17, 18권을 읽고

홍이는 사업이 번성하여 집도 새로 옮겼지만 늘 불안하다. 김두수가 자신의 심중을 꿰뚫어 보는 시선을 접하는 것이 어렵다. 관수에게 이런 마음을 전한다. 관수도 인정하고 이제 사업을 접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다시 송영광의 악극단이 중국에 오게 되고 홍이는 아버지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관수는 점점 마음이 약해진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니 백정으로 세상과 맞서서 싸운 날들만 있을 뿐 제대로 이뤄놓은 것이 없다. 아내를 구박한다. 너 때문에 내가 백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방황하다 관수는 호열자에 걸려 급사한다. 허망한 죽음이었다.


명희는 조용하가 자살한 후에 그 재산을 유산으로 물려받아 유치원을 경영하고 있다. 조용하의 아버지는 명희에게 재산을 가는 것을 반대했다. 당연히 그 재산은 찬하에게 가야 한다. 어짜피 명희는 남편을 버리고 몇년동안 궁벽한 시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로서 살아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찬하는 그 재산을 받을 수 없다하고 결국 많은 유산을 명희가 물려받은 것이다. 이로서 친일귀족 조씨 가문은 그 위세가 사라지게 되었다.

관수의 아내는 남편이 죽자 남은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자식들에게 몸을 의탁하지 않고 절로 들어간다. 영호나 영선은 그런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영호네는 단호했다. 그리고 관수의 유해는 강에 뿌려진다. 중국에서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조선으로 돌아온 영광은 평사리 강가에서 영현이를 처음 만난다. 훌쩍 울고 있던 영현을 영광은 우연히 보게되고 나서기도 뭐해 아주 어색하게 첫만남을 갖게 된다. 그리고 영광이 환국을 만나러 평사리 집에 갔을 때 거기서 영현이를 다시 만난다. 서로 어색하다. 영광은 자신이 일본으로 갈 때 눈이 맞아 같이 갔던 강혜숙과 헤어졌었다. 강혜숙은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시집도 가지 못하고 옷가게를 하면서 생활을 유지한다.


영선이와 휘, 조준구의 아들 병수, 영호와 아내 숙이는 통영 주변의 마을에 살고 있다. 휘는 소목장을 하는 병수에게 그 일을 배우고 있다. 그곳에 조준구가 나타난다. 모든 재산을 잃고 병든 몸을 이끌고 당당하게 나타나 아들 병수에게 갖은 행패를 부린다. 그것을 묵묵히 인내하는 병수. 소목장 일을 휘에게 넘겨주고 만다. 영선과 숙이는 옛날 관수가 영선이를 휘에게 맡길 적에 하룻밤 묵었던 주막집에 만난 인연을 기억해 내고 서로 가깝게 의지한다. 영호는 휘가 싫다. 처남 몽치와 같이 산에서 자란 휘를 무시하는 거다. 그 사실을 몽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영호는 숙이에게 계속 화를 낸다. 그러나 숙이도 인내하지 않고 받아친다. 그러다가 영호는 자신의 속좁음과 오해를 깨닫고 휘와 몽치에게 잘해주려 노력하고 서로의 앙금이 서서히 풀려간다.

박효영이 죽었다. 자살. 서희가 부산에서 급성 맹장염에 걸렸을 때 거기까지 내려와 치료해줬던 의사다. 박의원은 서희를 사랑했고, 서희도 이를 알았지만 내치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그가 결혼을 했고, 결혼생활이 위태롭더니 결국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서희는 그제서야 자신이 박의원을 사랑했음을 깨닫는다.


평사리에 우개동이라는 망나니가 있다. 아버지가 다툼으로 죽고 나서 복동(?)인가 형제가 일본군에 자원입대를 하자 개동은 면서기 자리를 얻는다. 우쭐해진 그는 평사리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안하무인이다. 내쫓으려해도 일본 놈들이 뒤에 있어 괜한 불똥이 튈까 마을 사람들은 전전긍긍이다. 개동이가 서희에게 시비를 걸다 무릎꿇고 사과하는 수모를 당한다. 서희가 싫어서 슬쩍 건드려봤다가 제대로 코가 꿰였다.


길상은 도솔암에 관음탱화를 그렸다. 어릴적 서희네로 오기 전까지 그림을 그렸지만 그동안 붓을 놓았기에 2년동안 그는 붓을 푸는 연습을 하고, 많은 그림연습을 하고, 초벌그림 여러개를 그리더니 드디어 관음탱화를 완성한 것이다. 그리고 길상과 서희와의 대화가 예사롭지 않다. 서희는 박효영이 죽었다고 말했고, 자신은 그를 사랑했다 했다. 길상은 하인으로 서희와 결혼하여 얻은 신분상승이 마냥 기쁘지 않았고, 자신의 존재가 물과 기름처럼 이 집안과 어울리지 않는 떠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의 이야기가 없다. 환국은 아버지가 그린 탱화를 보고 감동을 받는다. 길상은 다시 탱화를 그리려하지만 소지감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건 그 탱화가 기교로 그린 것이 아니라 길상의 간절함으로 그렸기 때문이라는 것.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 간절함이 계속 나오긴 어려운 법이다.


찬하는 오가다를 만나서 자신의 아들이 사실은 유인실이 맡긴 당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오가다는 충격에 빠진다. 찬하와 그의 아내는 오가다의 아들을 깊이 사랑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자신이 키우는 아들이 사실은 오가다의 아이인줄 모른다. 찬하는 오가다가 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혈육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것을 말하지 못하는 심정이 괴로웠었다. 찬하의 얘기를 들은 오가다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공원으로 나가서 논다. 아이는 동물을 너무 사랑하는 자애로운 아이였다. 인실이는 계속 찬하가 자신의 아이를 맡아주길 바란다. 그녀는 아이를 맡아 기를 수 없다. 자신은 중국 하얼빈에 있으며, 오가다는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신세다. 인실이가 아이를 맡을 수 있을 때는 일본이 망한 후가 된다. 오가다도 인정하고 일본이 망할 때까지 찬하가 계속 아이를 보기로 한다.


영광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중에 양현을 만난다. 강가에서 만난 이후로 몇번 만나서 안면을 텄지만 아직 서먹한 사이다. 둘은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서로가 같은 처지임을 깨닫는다. 백정의 자식과 기생의 자식. 양현은 환국이 결혼하고 난 후 시누이가 되는 덕희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하다. 덕희의 입장에서는 가족도 아닌 양현이가 집안에서 차지하는 사랑의 비중이 너무 크고 이를 고깝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양현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영광과 이런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진다.


홍이 집안에 문제가 터졌다. 보연이가 몸이 안좋아 자기 집에 요양하러 왔을 때 남편이 보내준 돈을 가지고 금과 패물을 사 모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 일본 경찰이 홍이와 보연이를 잡아간다. 금은 해외로 밀반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두수가 와서 홍이 집안의 재산들을 훔쳐가려 하지만 실패하고, 보연의 친척이 사람을 보내 아이들을 모두 조선땅으로 데려간다.


홍이는 감옥에서 나왔으나 보연은 재판을 받아야 한다. 영광과 홍이, 휘, 영호는 서로 만나서 그동안의 얘기를 풀어낸다. 모처럼 영광이 내려오자 동생 영선이가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평사리에서 봉기어른이 돌아가신 것이다. 홍이는 평사리로 간다. 그리고 영호네에 가서 아들 석이가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천일이네를 방문해서 자신이 데리고 간 천일이가 중국에서 기술 열심히 배우고 돈 많이 모아서 곧 돌아올 거란 소식을 알려준다. 그리고 처가댁에 간다. 가기가 싫다. 장이와의 문제 때문에 처가댁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안갈 수도 없다. 처가댁 역시 홍이에게 미안하다. 보연이가 금을 가지고 가는 바람에 중국에 있는 홍이 사업이 엎어지고 옥고를 치르게 했으니 말이다. 홍이는 진주에 집을 사 놓고 보연이가 나오면 가족들을 두고 혼자 중국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한다.


우개동의 패악질이 계속된다. 한복의 큰 딸이 시집갔다가 이혼하고 돌아왔는데 그 딸은 내놓으란다. 자기 식구와 재혼을 시키겠다고 한다. 안된다고 하자 보쌈이라도 시키겠다고 엄포다. 법으로 처리하겠다고 하자 개동이가 면서기임을 강조한다. 한복이네는 김두수가 있음을 강조하다가 영호네가 기절한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이 치자 어쩔 수 없이 우개동 집안은 물러가고 사람들이 그 집안을 욕하기 시작한다.


명희는 전차에서 영광과 양현을 본다. 양현이 자기 집에 오자 슬쩍 물어보니 서로 처지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길상이 다시 감옥에 투옥되었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면서 사상검속이 시작된 것이다. 면회를 가려는데 덕희가 양현이는 집을 지키라하고 데려가지 않는다. 그 사실을 모르는 식구들은 양현에게 서운해한다. 가슴앓이를 하는 양현은 덕희에게 자신이 의대 졸업하면 집을 나갈테니 그때까지 자신을 가만 두라고 말한다.


전쟁은 시작되었고, 일본은 물자가 부족하다. 식량을 비롯하여 모든 것이 부족하다. 물자는 어떻게 버텨보겠는데 전쟁에 필요한 젊은이를 징집해가려 한다. 사람들의 불안이 계속 커지고 있다.


 


감동적인 귀절


1편 혼백의 귀향 1장 불완전의 비애 홍이가 죽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장례에 참석하기에 앞서 홍이가 찾은 곳은 월선의 묘소였다. 공노인 부부의 묘도 그 부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산재해 있는 산속의 무덤 세 곳을 차례차례 돌며 술을 부어 놓고 절을 한 뒤 홍이는 월선의 무덤가에 앉아 담배 한 대를 태우고 일어섰다. 달리 할말도 없거니와 감회도 없었다. 할말이나 감회가 없었다기보다 죽음과 이별의 냉혹함을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였다 해야 옳은지 모른다. 절대적 침묵이 냉혹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절대적 사실에는 누구든 길들여지게 마련이다. 홍이도 길들여졌던 것이다. 그리움이며 고마움이며 한 인간의 심신을 형성해준 요람이었을지라도 그 인연들이 형체 없이 사라지고 청산이 되었는데 죽음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영원한 침묵의 냉엄함과 망각의 비정, 죽은 자와 산 자의 관계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등뒤에서 넋의 울부짖음과도 같은 산새울음, 그 소리를 들으며 산을 내려온 홍이는 상가로 향했다.


2장 춤추는 박쥐들   희생과 생명, 연민에 관한 생각

"얘기는 다르지만 어떤 사람이 한 말인데, 사람에게 가장 강한 거는 생존본능이라는 거야.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 그러나 때에 따라서 보다 강한 것은 생명에 대한 연민이래. 말하자면 어머니의 사랑은 그 생명에 대한 크나큰 연민이라는 거야. 불교에서 말하는 대자대비, 그런 거겠지. 가령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려고 뛰어들었다가 함께 죽는 경우, 기차가 달려오는 철길에서 노는 아이를 구하려고 뛰어들었다가 치여 죽는 경우,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건 생명에 대한 연민이 자기 생존의 본능을 앞지른 것 아니겠니? 벌레 한마리 죽이지 못하는 심약한 사람은 의학을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지.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거야. 냉정하고 결단력과 기술이 의사의 첫째 조건이지만 사람이 물체가 아닌 생명인 이상 이성의 토대는 생명에 대한 연민이라야, 그래서 의학을 인술이라 하는 것 아니겠느냐, 아무리 심약한 사람도 그 생명에 대한 연민이 크면 얼마든지 냉정해질 수 있고 결단하는 용기도 생기고 기술의 깊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야. 그 말에 비추어본다면 사막을 걷는 인내와 용기도 절로 생기는 거 아닐까? 내 생각에는 인술이야말로 양현이같이 무구한 마음이 가야할 길인 것 같다."


5장 관음탱화 인간에 관한 서희의 생각

사람으로 태어난 슬픔, 사물을 쓸어안고 놓을 수 없는 슬픔이었다.


옛 기억을 되살린 치수와  이동진의 대화.

이동진이 조선을 벗어나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려고 할 계획을 말했을때. 최치수는 물었다.

"자네가 마지막 강을 넘으려 하는 것은 누굴 위해서, 백성인가, 군왕인가?"

"백성이라 하기도 어렵고 군왕이라 하기도 어렵네. 굳이 말하라 한다면 이 산천을 위해서, 그렇게 말할까?"


제5부 2편 운명적인 것 1장 한많은 여인.  길상이 아들 환국과 나눈 회상 신

"연민은 순수한 애정의 출발일 게다.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마음도 연민일 것이다. 사별의 슬픔도 다시 만날 수 없는 슬픔보다 연민에서 오는 슬픔이 한층 더 진할 것 같구나."

"아버님은 어머님에 대하여 연민을 느끼셨습니까? 어머님은 대단히 강하신 부인데."

공격하듯 말했을 때

"사고무친한 남의 땅에, 타민족이 오고 가고, 이십이 못 된 천애고아인 처녀가 강했으면 얼마나 강했겠느냐."


제3편 바닥모를 늪 속으로 1장 사상범 예비검속. 덕희네 집에 온 배설자가 양현과 덕희 자매와 나누던 대화 중에서...

"그럼요, 인간은 끝없이 약한 거예요. 하지만 살기 위해선 끝없이 질긴 거예요."


2021/07/12 16:44

박경리의 토지 15, 16권을 읽고 2021

송관수에겐 아들 영광이 있다. 영광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있다. 백정의 아들. 그는 지금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보 졸업을 얼마 앞두고 자퇴해버린다. 그리고 일본으로 떠나버린다. 일본으로 갈 때 혼자 간 것이 아니다. 평소 좋아했던 여자와 같이 가버렸다. 그러자 그쪽 집안 엄마가 관수를 찾아와서 따진다. 자기 집에선 절대로 백정에게 딸을 줄 수 없으니 당장에 자기 딸을 데려오라는 것이다. 관수는 급했다. 자신이 쫓기는 처지인데 사태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만약에 경찰에 고발이라도 한다면 송관수가 일제에 의해 쫓기는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 그것은 곧 가정의 붕괴와 함께 그동안 독립운동을 같이했던 이들에게도 큰 위협이다.

그는 딸 영선이를 데리고 길을 떠난다. 그가 가는 곳은 강쇠네. 아주 먼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강쇠에게 자기 딸을 맡긴다. 강쇠의 아들 휘와 결혼하도록 부탁한 것이다. 강쇠가 거절할 리가 없다. 영선과 휘는 그렇게 해서 부부가 된다. 그런데 산속이잠 휘는 이웃집에 사는 숙이와 결혼을 하려고 했었다. 강쇠와 숙이네 모두 둘이 결혼할 것이라고 믿었다. 갑자기 영선이가 나타나 휘와 결혼을 하자 숙이는 결혼식날 집을 나가버렸다. 다들 걱정했지만 그녀가 잠든 곳은 가마터였다. 엄마에게 혼날 것 같아 울다가 잠든 것이다.

명희가 살고 있는 곳에 찬하는 가고자 한다. 그래서 인실과 오가다와 함께 벽지중의 벽지인 마을로 간다. 그러나 찬하를 본 명희는 매우 불쾌해한다. 명희는 자살기도도 하고, 심적 고통도 겪으면서 지금 모든 것을 잊고자 여기에 왔는데 아무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찬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다고 이런 호의를 베푸는가? 조씨집안과 나와의 인연은 모두 끝났다고 말하고, 인실과 오가다를 데리고 가라고 한다. 괴로워하던 찬하는 둘을 남겨두고 홀로 일본으로 와 버린다.

길상은 관수와 만나 결혼 축의금을 준다. 그러자 관수는 그 돈을 다시 길상에게 주며 일본에 있는 자기의 아들 영광에게 돈 좀 보내달라고 한다. 길상은 자기가 알아보겠다고 하며 다시 돈은 관수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일본에서 그림을 공부하는 환국에게 영광이가 어디에 사는지 알아보라고 한다.

길상과 관수, 강쇠, 손지감 등은 거사를 계획한다. 경찰서를 폭파시키는 것이 아니다. 친일파  두만이와 어떤 상인의 집에 침입하여 임시정부 군자금으로 사용할 돈을 훔치는 것이었다. 진주가 발칵 뒤집힌다. 두만은 큰 돈을 뺏기고 가는 곳마다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욕하고 이웃을 의심한다. 그러다 두만의 아버지 김이평이 숨진다. 장사를 치르고 나서 집안이 완전히 찢어진다. 두만네와 아들 두만의 갈등, 이때 동생이 말한다. 이제 형과의 인연을 끊겠다, 당신은 참 멍청하다. 지금은 일본이 잘 나가지만 내 후손들이 살 때에도 일본이 나라를 다스릴 것 같은가? 그때가서 당신의 친일이 후손들에게 얼마나 욕이 될 것인가? 빨리 정신차려라, 뭐 이런 내용이었다.
인실이 일본에서 오가다와 하룻밤을 자고 임신을 한다. 그런데 그녀는 그 사실을 모두 숨긴다
. 그리고 찬하에게 도움을 청한다. 인실은 그 사실을 오가다에게도 밝히지 않고 아기를 낳고 나면 그 아기는 찬하에게 맡기고 자신은 중국에 가서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한다. 찬하도 일본인 아내를 맞이했지만 그건 조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인실이 일본인 남자와 결혼하여 아기를 낳으면 그건 조선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인실은 독립을 위해 싸운다. 자신이 싸우는 일본인의 아기를 뱄다. 그런데 오가다는 세계시민으로서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

환국은 일본에서 영광을 찾는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 와서 비루한 생활을 하고 있다. 조선인으로 돈도 없이 학벌도 없이 왔더니 그 차별이 말도 못하다. 그걸 참기가 힘들다. 노가다를 뛴다고 일하러 가서 일본놈들이 센징이라고 놀리자 큰 싸움을 벌이고 집으로 도망쳐 온다. 그러나 거기까지 따라온 일행에게 죽도록 얻어맞고 병원에 입원한다. 환국이 그 사실을 알고 병원에 가서 그를 돌본다.

그러나 영광은 환국이 공부하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트럼펫(섹소폰?) 연주자가 되어 중국에 나타난다. 그 모습을 관수가 보고 서로를 오해한다. 일본에서의 싸움으로 다리를 절게 되는 영광과 결국 공부를 파하고 음악가가 되어 어두운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관수는 참담하다. 그리고 둘은 서로를 이해하는 말을 전하지 못해 마음의 상처만 입고 오해가 쌓여 헤어진다.

한복의 아들 영호는 결국 주막에서 지내던 숙이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영호는 숙이가 싫었다. 숙이가 좋아했던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길상의 둘째 아들 윤국이다. 시냇가 빨래터에서의 소문을 그는 알고 있다. 영호는 숙이가 탐탁치 않다. 그리고 시냇가에서 윤국과 숙이, 영호가 만난다. 그 어색한 만남이란... 그리고 속이 좁은 영호는 계속 숙이를 몰아친다. 그리고 아버지 한복에게 큰아버지 김두수의 돈으로 공부를 하겠다고 조른다. 대책없다. 한복의 호통으로 물밑으로 갈등은 가라앉았다. 그러다가 숙이의 동생 몽치가 온다. 주막에서 숙이를 돌봤던 영산댁이 몽치를 찾아 데려온 것이다. 남매는 감격적인 상봉을 한다. 그러나 영호는 처남이 탐탁치 못하고 그 분위기를 영산댁과 몽치는 느낀다.

길상은 봉순의 딸 양현이를 데리고 이상현의 본가로 간다. 서희는 이상현의 본가에 양현을 보이는 것을 싫어했지만 양현이 크고나면 그녀의 뿌리를 알려주기 위해서도 필요했다고 봤다. 상현의 본처는 길상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난감하다. 어렸을 적엔 서희의 하인이었으나 지금은 남편으로 나타난 길상.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그가 데리고 온 웬 여자 아이, 양현. 자기 둘째 아들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놀란다.

홍이는 송정지역에 도착했다. 곧이어 공노인이 죽는다. 공노인의 재산은 홍이에게 간다. 월선이와 공노인이 친척이기 때문에 그 재산이 월선의 아들 홍이에게 간 것이다. 홍이는 송정을 떠나 이사하고 나서 폐차 차량에서 부품들을 조립하여 다시 파는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이때 김두수가 나타나 동업을 제안한다. 젊었을 적엔 김두수의 이용가치가 많아 여기저기 불려다녔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자신도 돈을 벌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홍이는 갈등한다. 김두수의 속셈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얘기를 들은 관수는 동업을 찬성한다. 오히여 김두수에게서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두수 역시 이홍의 누이 임이를 홍이에게 보낸다. 임이는 남편과 자식도 버리고 자유롭게 살다 김두수를 도와 길상을 감옥에 보내는 스파이 노릇도 하며 보내다가 돈이 떨어지자 김두수의 제안으로 직접 홍이의 집으로 찾아가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다. 

용하는 이제 명희에게서 관심을 두지 않고 인실에게 관심이 옮겨간다. 인실을 찾아다니며 주정을 핀다. 그러나 명희와 달리 인실은 대차다. 그러다가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알게되고,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단 사실도 알게 된다. 진시황이 아무리 많은 재산이 많으면 뭐하나? 그 권력도 무엇인가? 죽으면 그만이다. 자신은 작위를 받은 귀족집안이고, 재산도 넉넉하고, 명성도 높았지만 마음 속에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고 이기적이다. 결국 그는 면도칼로 목을 찔러 자살을 하고 만다.

찬하는 인실에게 받은 아기를 키우고자 한다. 아내에게 아무 말도 하지말고 자기가 데려오는 아기를 키우자고 말한다. 아내로서 황당할 것이다. 자신은 결백하다고 말하고, 뜻하지 않게 맡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본인 아내는 아기를 받아들인다. 아기를 찬하에게 맡긴 인실은 중국으로 건너가 송장환을 만난다. 자신도 독립운동에 헌신하기 위해서다. 어느날 일본에서 중국으로 여행을 온 오가다가 빗속에서 마차를 타고 가는 인실을 보며 16권이 끝난다.

당시의 시대상이 몇장씩 이어져 나타난다. 읽기가 싫다. 다 알진 못해도 그동안 계속 들어왔던 얘기다. 물론 아닌 얘기도 있지만 의미있진 않다. 역사의 세부까지 알고 싶진 않다. 인물에 집중하고 싶은데 독립운동가들이 계속 독립운동을 하는 주변의 이야기를 하니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이다. 언제부턴가 이야기보다 역사의 주변 얘기가 책의 절반을 차지한다. 재미가 없고, 토지가 아닌 일제시대 독립운동사를 읽고 있는 느낌이다. 



감동적인 귀절

15권 3편 6장 깨끗한 애국자
관수와 한복이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
  "형님, 지는 말입니다, 지는요, 지는 말입니다. 후회 안 할깁니다. 겁이사 나겄지마는요, 발 빼지는 않을 겁니다. 영호하고 약조를 했인께요. 살인죄인으로 세상 끝내기 보담이야 애국자로 세상 끝내는 편이 안 낫겄십니까."
애국자라 했을 때 한복의 얼굴에는 수줍음이 지나갔다. 그리고 술 안 마시고는 못할 말들이었다.
  "그라고 그래야만 나는 빚을 갚는 기이 안 되겄십니까? 빚 안지고 살겄다 그기이 지 평생의 소원인께요. 관수 형님이 처음 지보고 만주 가라했을 직에는 원망스럽기도 했제요. 하지마는 만주 가서 길상 형님을 만나보고 그곳 사정을 보이, 야, 길상 형님이 나를 깨우쳐준 기라요. 니는 과거의 굴레를 벗어라 벗어라 그것은 니 잘못이 아니다... 남이사 머라 카든지 서러버도 억울해도 이자 나는 기대고 떠받칠 기둥 하나를 잡은 기라요. 사람답게 살자... 나는 발 못 뺍니다. 나도 이 강산에 태어나서 소리칠 곤리가 있인께요. 형님이 훌륭하고 그 발밑에도 못 가는 거는 지도 압니다. 하지마는 형님! 지 앞에서는 울믄 안됩니다. 형님 우는 거를 보이 조금은 같잖다는 생각이 듭니다. 와요, 지 말이 틀맀십니까?"
  "야, 한복아, 그기이 정말로 니 말가? 니가 정말로 그런 말을 했나? 못 믿겄네?"
  "와요, 거복이 동생이라꼬요?"
  "하하핫 하하핫 니야말로 젤 깨끗한 애국자다!"

15권 4편 3장 응징과 실리 송관수가 딸 영선을 강쇠에게 맡기고 돌아오면서
관수는 주모의 넋두리를 듣다 말고 술판에 술값을 내놓고 일어섰다. 몇 잔 술에 얼큰해진 관수의 얼굴을 강바람이 쓸고 간다.
  "누가 되고 저버서 봉사가 되었겄나, 누가 되고 저버서 버부리가 되었겄나. 흥! 맞기는 맞는 말이네."
하는데 별안간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내린다. 다홍치마 유록저고리를 입은 딸 영선의 얼굴이 떠올랐던 것이다. 간다온다 말한마디 하지 못하고 칠흑같은 밤길을 걷고 있는 자기 자신이 괘씸하기 짝이 없다.
  '에비 노릇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서운하기는 와 이리 서운하노.'
관수는 걷다 말고 강변 둑에 주질러앉는다.

16권 5편 5장 남경 학살 오가다의 낭만적인 대사 한마디
"하여간에 대련은 뿌리를 박고 살아보고 싶은 고장이야. 바다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뜻대로만 할 수 있다면 대련에다 집을 짓고 바다를 보며 아카시아의 꽃 향기를 맡으며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세상만사 다 잊고 비둘기같이 살고 싶어."

2021/07/05 10:50

박경리의 토지 13,14권을 읽고 2021

김환이 죽자 강쇠는 허무감에 빠진다. 주변의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어나갔다. 독립을 원하던 사람들도 많이 죽고 자신이 가는 길이 과연 끝이 있는 길인지 의심한다.  무엇보다 피곤하다. 독립을 향한 정열을 가진 사람들이 수혈되지 않고 자신이 계속 고립되고 있음을 느낀다. 거기다가 어머니와 딸이 죽었다. 딸은 놀다가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으니 그 결과 또한 비참하다. 그러나 의지를 다잡는다.
임명희는 조용하에게 이혼을 선언하고 집을 나온다. 그것을 바라보는 홍성숙의 마음은 통쾌하지 않다. 조용하가 계속 임명희를 찾기 때문이다. 자신과 하룻밤을 보낸 조용하에게 면박을 당했던 홍성숙. 그러던 조용하가 이혼을 선언하고 집을 나간 임명희를 찾아다니는 것은 결국 자신이 임명희보다 못하다는 자괴감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숙이는 아버지가 재산을 탕진하고 집안이 뿔뿔이 흩어져 주막을 하는 영산댁에게 맡겨진 아이다. 혼자 강가에서 훌쩍 울고 있는데 윤국을 만난다. 그리고 윤국은 그 모습에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사당패가 주막집에 들렸는데 아는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숙이의 사연이 전해진다. 다시 강가에 가는데 거기서 윤국을 만난다. 윤국은 당시 광주학생운동에서 주도적인 일을 하다 경찰에 잡혀 정학 처분을 받고 가출을 한 상태이다. 사람들이 자기를 어리다고만 보고 어른 대접을 하지 않는데 서운하다. 숙이를 만난 윤국은 영산댁에서 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집에 돌아가기로 다짐한다.
살인사건이 정초부터 발생했다. 오서방이 우씨를 낫으로 살해한 것이다. 말리던 홍이도 낫에 맞았다. 우씨는 평사리 주민들 사이에서 평이 좋지 못하다. 오서방과 정초에 신경전을 벌이다가 싸움이 커져 살인이 난 것이다.
소지감의 외사촌 민지연은 하기서란 사람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그러나 약혼식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하기서가 파혼을 선언하고 중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소지감은 하기서가 있는 암자를 알고 있다. 지연이 자기를 암자에 데려다달라고 한다. 같이 가는 두사람. 하기서와 만난 민지연. 둘의 대화가 압권이다. 박경리는 글을 잘 쓴다.
홍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재산을 정리하고 만주로 떠나려한다. 그런데 장이가 돌아왔다. 홍이가 그 소식을 모르고 있던 때에 홍이 아내가 장이와 한판 싸움을 벌인다. 둘의 사이를 오해한 것이다. 그 소식을 듣고 홍이는 자신을 믿으라고 아내를 달랜다. 이용의 모습과 홍이의 모습이 묘하게 닮아있다.
임명희는 이혼을 선언했으나 조용하는 이를 용서할 수 없다. 결국 그는 그녀를 납치하다시피하여 자신의 별장으로 끌고 가서 그녀를 욕보인다.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결국 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게 되었다. 명희는 길여옥을 만난다. 여옥 역시 이혼으로 상처하고 나서 농촌의 교회에서 전도부인이란 호칭이로 불리며 사역에 뜻을 품고 있는 신여성이었다. 둘의 공통점이 많아진다. 명희는 여옥과 같이 지내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자신의 삶은 포장이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이뻐하여 유학까지 다녀오고 귀족과 결혼했고, 부유한 생활을 했지만 박제되었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 것이다. 거기서 탈출하고 싶었던 명희는 여옥에게 교사 자리 하나를 부탁한다. 여옥의 지인에게 자리를 얻었는데 아주 산골 동네의 교사자리가 났다. 여옥은 가지말라고 하지만 그녀는 간다.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새롭게 살아보자는 것이다. 
김이평은 집에 온 두만과 한바탕 싸운다. 두만이 큰 돈을 벌었지만 그 과정이 추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모습이 못마땅하다. 조강지처를 버리고 첩을 둔 것도 못마땅하고 본처를 괄시하는 것도 싫다. 두만과 이평이 대립한다. 두만네는 남편을 옹호한다. 부모와 자식간에 갈등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아침 식사를 하면서 이평은 재산의 상당부분을 두만의 본처와 동생 영만에게 주고 두만에게는 쌀 한톨도 상속하지 않는다. 분노에 떨면서 자신이 팽당했다고 느낀 두만은 큰 소란을 피우다가 집을 떠난다.
소지감과 같이 절에 갔던 보연은 자살 소동을 벌이고 서울로 돌아오고 강쇠는 관수와 의견이 틀어져 싸우고 만다.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만연체로 계속 이어진다. 재미가 없다. 다 아는 내용이고, 모르는 내용이라도 역사공부를 하는 것 같아 지루하다. 대충 읽어버린다.
13권 넘어오면서 사건보다 시대 배경을 설명하다보니 이야기가 늘어지고 설명이 늘어난다. 소설에 설명이 늘어나니 재미가 없다. 그리고 명희의 이야기가 주가 되고, 서희나 길상의 이야기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새로운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섰는데 캐릭터에 임팩트가 약하다. 그래서 늘어진다. 서희는 할머니와 아버지의 죽음, 조준구의 박해 등 이야기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졌는데 명희의 이야기는 그런 임팩트가 떨어진다. 그래서 점점 이야기가 재미없어진다. 15권은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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