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4 11:53

박경리 토지 7,8권을 읽고 2021

최서희는 부를 이루고 나서 드디어 복수에 나선다. 공노인을 조선땅으로 보내서 조준구에게 잃은 땅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광산 사업에 재산을 투자했는데 사기였다. 그 부분을 공노인이 조선으로 가서 돈을 지불하고 땅문서를 찾아오는 것이었다. 거래란 것이 그렇겠지만 역시 배포가 중요하다. 배포 두둑하게 공노인은 조준구를 농락하였고, 그의 집을 탈탈 털어 먹었다. 그리고 집문서와 땅문서를 찾아오게 된다. 조준구에게 남은 것은 5백석 정도의 재산이었다. 몇년 안에 털어먹을 것이다. 

서희와 결혼한 길상은 독립운동가들과 만나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 사이 서울에서 혜관스님과 봉순이, 그리고 김환이 온다. 기화로 이름을 바꾼 봉순이는 송정에 와서 서희와 길상이를 보고 애틋하면서도 가슴 아픈 감정을 느낀다. 혜관스님과 김환은 용정지역의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한다. 송장환도 만나고 금녀와 장인환도 만나고 마지막엔 서희까지 만난다. 서희는 할머니 윤씨부인의 이야기를 자세히 몰랐기 때문에 김환의 존재를 모른다. 길상이 김환과 윤씨부인과의 관계를 얘기해준다.

김두수는 수사과장이란 직책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금녀를 찾아다닌다. 금녀는 중국인으로 변신하여 신분세탁을 했지만 결국 김두수에게 들키게 된다. 그를 총으로 쏴서 도망치지만 자신의 존재가 들켜서 후에 독립군들의 꼬리가 잡힐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된다.

김환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자기가 별당아씨를 데리고 도망치지 않았다면 과연 최씨집안이 저렇게 멸문지화를 당했을까에 대한 반성이다. 서희 곁에 어머니만 있었다면 조준구에게 재산을 뺏기지도 않았을테고, 최치수가 자기를 잡겠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평사리에 있던 사람들이 조준구 때문에 저렇게 수탈을 당하며 고생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자기였다. 평사리로 돌아온 그를 본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몰매를 가하지만 그는 대항하지 않고 그대로 맞는다.

그러는 와중에 월선이가 죽는다. 김씨노인도 죽는다.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노구를 이끌고 용정지방까지 왔던 김노인은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월선이의 죽음은 작가에게 비장하게 그려진다. 죽은 이유는 암 같다. 홍이가 발을 동동 구르며 아버지를 부르지만 아버지는 찾아가지 않는다. 임이네는 월선이가 죽으면 그 집 재산을 홍이가 받게될 거고 그럼 자기가 관리하면서 돈을 빼돌리려하지만 용이가 있어 어림없다. 

용이가 오고 얼마 안지나 월선이가 죽고 그 집 재산은 공노인에 의해 좋은 일에 쓰게 된다. 집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준다. 그리고 용이는 가족들을 데리고 그곳을 떠난다. 떠난 이유는 임이네가 클 것 같다. 그녀가 자꾸 월선이의 재산에 눈독을 드리기 때문이다.

강포수가 용정지방에 등장한다. 그는 귀녀의 아들 두메를 데리고 있다. 나이차가 크다. 그는 자신의 두메를 공노인과 송장환에게 맡기고 산으로 가서 포수 일을 하다가 오발사고로 죽는다. 그는 몇백원의 돈을 두메에게 남겨 공부를 계속하게 했다. 두메는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아주 잘했다.

서희와 길상이 사이에서 2명의 아이가 태어난다. 환국과 윤국. 환국은 아버지를 닮아 자애롭고 윤국은 어머니를 닮아 강하고 비판의식이 강하다. 공노인에 의해 집문서와 땅문서를 찾아오고 드디어 서희는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길상은 가지 않는다. 그는 중국 땅에 남아서 독립운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서희와 길상은 결혼했지만 신분이 애매하다. 길상은 외로움을 느낀다. 엄연한 신분의 벽, 하인이었다가 주인과 결혼했지만 그 신분이 애매하다. 그리고 길상은 김환과 혜관스님, 송장환, 장인걸 등등 독립투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독립운동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토지 2부이다. 2부의 마지막은 조준구에게 쫓겨난 서희가 재산을 되찾아 다시 평사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난다. 3부에선 다시 돌아온 서희의 삶과 환국과 윤국이 자라서 겪게 되는 일들, 조선 국내의 여러 인물 군상들의 삶들이 이어질 것 같다.

2021/06/15 21:30

박경리 토지 5,6권을 읽고 2021

5권부터 2부가 시작된다. 서희와 평사리 주민들은 중국 용정으로 이동하여 새삶을 꾸려 간다. 서희는 할머니께서 혹시 몰라 주신 금붙이를 몰래 숨기고 있다가 용정으로 오면서 이를 처분하여 투자를 기막히게 한다. 땅에도 투자하여 돈을 불리고, 매점으로 돈을 불린다. 이를 도와주는 이가 있었으니 공노인이다. 월선이와 친척인데 그녀가 용정에서 국밥집을 할 때 같이 했던 인물이다. 월선이 다시 평사리로 돌아올 때 그는 거간꾼으로 남았다. 그리고 월선이를 매개로 하여 중국에 온 서희를 도와 큰 부를 이루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용정에 큰 불이 나서 마을의 반이 화마를 겪었다. 한사람에겐 고통이 다른 사람에겐 기회가 되는 법. 서희는 요지의 땅을 사서 거기에 건물을 올린다. 그리고 각 점포마다 임대를 주었다. 월선이도 상가 한칸을 얻어 국밥집을 한다. 이용과 임이네도 용정에 오지만 평생 농사를 지어왔던 용이는 상인이 되기에 맞지가 않았다. 그래서 계속 힘들고, 어쩔 수 없이 월선이에게 기대게 되었다. 임이네는 월선이를 돕는 척 하면서 돈을 훔쳐 이자놀이를 하면서 돈을 불린다. 그러나 자식도 모르게 모은 돈은 화재가 났을 당시 모두 타버리고 만다. 서희는 월선이에게 상가를 내주면서 임이네와 인연을 끊으라 했고, 이를 눈치 챈 용이는 홍이는 월선에게 맡기고, 임이네를 데리고 용정을 떠난다.

길상은 서희의 부를 이루는데 성심껏 노력한다. 그러다가 회령지방에서 옥이네를 발견하고 그녀와 같이 살고자한다. 옥이네는 자식도 있는 불쌍한 여인이었고, 길상은 처녀들이 탐내는 잘생긴 신랑감이었다. 서희는 고민을 한다. 같이 용정에 온 이부사댁 아들 상현을 좋아하지만 결혼을 하자니 후처다. 그는 이미 결혼을 했던 터다. 상현은 서희랑 결혼하고싶어하지만 서희에겐 후처가 문제다. 고민에 빠져있을 때 길상이 옥이네와 살림을 차린다는 얘길 듣는다. 그리고 길상과 함께 옥이네가 있는 회령에 간다. 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마차가 굴러서 부상을 입게 된다. 같이 부상을 입은 길상은 서희를 업고 마을까지 내려왔다.

이부사, 즉 이동진의 아들 상현은 서희가 길상과 결혼할거란 얘기를 듣고 충격에 빠져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봉순이가 기녀가 되었단 얘기를 듣는다. 봉순이는 길상과 만나기로 한 곳에 가지 않고 평소에 잘하는 노래와 미모를 등에 업고 기녀 기화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남자를 하나 물었는지 좋은 기와집에 살고 있다. 상현은 호기심이 동해 봉순이 아니 기화를 찾아가서 용정 소식을 들려준다. 감성적인 봉순, 즉 기화는 기녀 생활에 지쳐 자신도 용정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평산은 아들이 둘이 있었다. 큰 아들 거복은 성격이 아버지를 닮았고, 둘째 한복은 어머니를 닮았다. 한복은 지금도 평사리에서 살아가지만 거복은 아버지가 죽고 나서 평사리를 저주하며 마을을 떠났었다. 그가 김두수란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밀정이 되어 용정에 나타났다. 윤이병이란 선생을 꼬셔서 심금녀를 붙잡는다. 심금녀는 아버지가 술집에 팔아넘겼는데 이를 김두수가 돈을 주고 그녀를 사서 데리고 다녔는데 그의 폭정에 그녀는 탈출했었다. 그녀가 찾아간 곳이 윤이병 집인데 거기서 다시 김두수를 만난 것이다. 김두수에게 잡힌 금녀는 그를 따라 가다가 장인걸이란 애국지사를 만난다. 장인걸은 김두수를 암살하려고 하다가 김두수가 이를 눈치채고 도망가고, 금녀는 장인걸과 함께 그곳을 벗어나게 된 것이다.

김환은 혜관스님으로부터 쌀 오백석마지기 땅을 받는다. 그건 윤씨부인이 김환에게 남긴 재산이었다. 그리고 그 돈은 최참판댁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윤씨부인이 시집올 때 본가에서 쓰라고 준 돈이었다. 김환은 그 돈을 혜관스님에게 맡기고 장차 독립운동을 하는데 쓰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그는 조선땅을 벗어나 중국으로 떠나간다. 가는 길에 한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불쑥 밤에 찾아와 자기와 하룻밤 지내자고 했지만 그를 거절하였다. 그리고 김환은 떠나고, 그녀는 목을 메어 자살하였다.

인물이 많이 나와 다 쓰지는 못하겠다. 그리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5,6권은 중국에 온 서희가 길상과 결혼하고, 큰 부를 이루어 조준구에게 뺏긴 땅을 찾고자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용정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생활상을 묘사하고 있다. 

토지 드라마가 뭐가 있나 봤더니 kbs에서 한 토지가 있고, sbs에서 한 토지도 있었다. kbs 것이 1987년 것이라 더 먼저였는데 캐스팅 한 것을 보니까 sbs 것 보다는 인물과 매칭이 잘 된 것 같았다. kbs에선 서희를 최수지란 배우가 했는데 눈매며 얼굴이 서희와 좀 비슷해 보였다. sbs에선 김현주란 배우가 했는데 서희가 가지고 있는 강렬함을 표현하기에는 좀 부족한 느낌이었다. 난 두 드라마 모두 보진 않았다.

2021/06/09 21:58

박경리의 토지 3,4권을 읽고 2021

떠났던 칠성의 아내 임이네가 평사리로 돌아왔다. 밖에 나가서 백정에게까지 몸을 팔면서 음식을 구걸하다가 죽을 땐 죽더라도 고향에서 죽겠단 마음이었는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뻔뻔하다고 했다. 최참판댁 윤씨부인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거라 했다. 그러나 사건은 좀 다르게 흘러갔다. 

칠성이는 귀녀와 밤을 지낸 죄는 있지만 그가 최치수를 죽이는데 모의한 것은 없다. 귀녀가 칠성이도 같이 모의했다고 했던것인데 사건을 잘 알아보지 않은 관아에서 섣부르게 그를 죽인 것이다. 나중에 귀녀가 죽기 전, 칠성이는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관아에서는 이 사실을 윤씨부인에게 알렸다. 

어찌보면 임이네나 칠성이는 귀녀에 의해 억울한 모함을 받은 셈이었다. 관아나 윤씨부인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그 이야기를 공표하지는 않았다. 굳이 관아의 실수를 알려서 권위를 떨어뜨릴 필요도 없었고, 임이네는 그때 이미 평사리를 떠나고 난 후였을 것이다. 그런 임이네가 돌아왔으니 윤씨부인도 잘해줄 필요는 없었으나 못들어오게 마다할 필요는 없었다.

이용과 월선이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으나 월선이가 평사리에 몰래 와서 이용과 하룻밤을 보내고 난 것을 알게 된 강청댁이 월선이 주막으로 달려가 제대로 분풀이를 해 놓았다. 그리고 월선은 간도지방으로 몰래 떠났다. 월선이 떠나고 나서 이용은 삶의 의욕을 잃었고 그때 그는 임이네를 봤다. 그녀가 불쌍했는지 같이 밤을 지내고 강청댁과 함께 두 여자가 한 남편을 섬기는 이상한 꼴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답답한 것이 이용과 월선이다. 이용이란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월선이 떠나가자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임이네와 관계를 갖고 홍이를 낳는다. 그리고 돌아온 월선이를 좋아한다. 이게 무슨 스토리인가 말이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월선이도 답답하고, 이용도 답답하고... 강청댁과 임이네는 완전히 악다구니로 묘사되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기나 하고... 

조준구는 서울에 가서 가족들을 모두 최참판댁에 데리고 온다. 조준구 아내는 무식하고 염치없는 여자였다. 객이 들어왔는데 서희가 기거하는 별당을 내놓으라고 남편에게 강짜를 부린다. 눈치도 없고, 염치도 없다. 조준구가 슬쩍 윤씨부인에게 요구를 하자 안된다고 말하고, 싫으면 가족들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라 한다.

그러다가 전염병이 돌았다. 호열자다. 최참판댁 마름 김씨가 먼저 걸려 죽는다.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최참판댁에서는 기둥인 윤씨부인이 죽고, 봉순이엄마가 죽는다. 강청댁도 죽고, 문의원도 죽고, 임이네는 두 아들이 모두 죽어나간다. 조준구는 호열자가 물을 끓여마시면 예방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방에 틀어박혀 전염병이 사라질때까지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그가 밖에 나왔을 때 서희를 지켜줄 사람들은 모두 죽고 없었다. 할머니 윤씨부인도, 마름 김씨도, 어릴때부터 돌봐줬던 봉순이네도 죽고 이제부터 조준구가 집안을 하나씩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힘의 판도를 눈치챈 하인들도 조준구나 서희나 한쪽에 붙을 것을 요구받는다.

나라는 더 엉망이다. 을사보호조약이 된 것이다. 일본에 나라를 뺏기자, 김훈장은 비분강개하지만 조준구는 세력을 따라야한다고 말한다. 나라가 힘이 없으니 얼마나 모욕을 겪는가 말이다. 100년전에 없어져야했을 나라가 100년동안 질질 끌면서 구질구질한 삶을 연명하니 그 기간동안 백성들은 관리들의 수탈에 고생하고, 결국 이렇게 나라를 뺐기고 말게 되었다. 그렇게 고고하게 성리학을 외치던 양반들은 일본에 줄대기 바빴고, 눈도장 찍기에 열심이었다. '나라를 잃었는데 이를 슬퍼하여 자결하는 이 하나없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일인가~'라며 자결을 했던 매천선생도 있었지만 왕은 무능했고, 성리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고, 이미 나라는 사라졌다. 

조준구를 최참판댁 돈을 이용하여 일본과 줄대기에 바쁘다. 서울에 집을 하나 마련해서 잘 차려놓고 서울 갈 때마다 그곳에 일본인과 고관대작들을 초대하여 향응을 베푼다. 그렇게 해서 그는 친일파로 거듭난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자기를 따르는 하인들을 데려다가 최참판댁의 주요 요직을 맡긴다. 농민들은 조준구의 힘이 커지면서 그의 가렴주구에 힘들어한다. 

참지를 못하고 윤보와 길상이, 그리고 농민들이 최참판댁에 새벽에 처들어간다. 거기서 조준구와 아내를 척살하고 창고의 곡식과 패물들을 가지고 독립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소변을 보러 나온 조준구가 아내를 데리고 먼저 피했고, 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일본 헌병이 마을에 들어오고 한조란 농부가 억울하게 죽고, 조준구를 구해주었던 삼수도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매일 서희에게 곱추인 자기 아들 병수와 결혼하라고 압박한다.

도망간 길상이와 이용이 돌아왔다. 밤에 서희와 월선이 봉순이를 데리고 만주로 갈 계획을 짠다. 그러기 위해서 봉순이가 조준구의 추적을 따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어릴적 서희와 결혼하기로 했던 상현도 같이 간도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먼저 출발한 봉순이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잡힌 것인가? 아님 늦는 것인가? 길상은 초조해하며 1부가 끝난다.

2021/06/04 14:21

박경리의 토지 1,2권을 읽고

토지를 읽기로 했다. 10여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읽어보려한다. 책은 도서관과 '밀리의 서재'에서 다운받아 읽고 있다. 처음 읽을 때는 몰랐는데 읽다보니 옛날 기억이 떠올라 많은 도움이 되었다.

1,2권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경남 하동 평사리에 최참판댁은 대대로 마을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명망가였다. 집안이 부유해서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양반의 행세라고 하기엔 치졸했다. 선대 조상들은 마을에 가뭄이 들면 장리빚을 놓는 고리대금업을 했다. 당연히 가을철에 빚을 진 농민은 이자와 원금까지 갚지 못하게 되고 그 토지는 뺏기게 된다. 그렇게 하여 평사리 일대 땅이 무수하게 최참판댁에게로 돌아갔다.

가문이 쇠락해서인지 최치수에게는 딸 하나밖에 없다. 서희.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야하는데 자손이 귀해진 것이다. 어느날 그 최참판댁에 구천이란 머슴이 들어온다. 용모도 준수하고 행동거지도 노비같지 않은데 자신의 신분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던 어느날 구천이 최치수의 아내인 별당아씨와 눈이 맞아 야반도주를 해 버렸다.

그리고 최치수의 어머니인 윤씨 부인. 그녀는 젊은 날 주변 절에 들러 자손의 기원을 드리다가 동학 잔당인 김개주란 자에게 성폭행을 당해 열달 후 아들을 낳는다. 그 아들이 구천. 즉, 두 아들이 며느리를 사이에 두고 쟁탈전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기에 가슴앓이가 크다.

주변의 인물들은 어떤가? 평산은 무과 출신의 반족보 양반인데 아내는 평민이다. 하는 일이라고는 하루종일 무위도식에 성정마저 사납다. 아내는 남편 봉양을 극진히 하는데 그걸 알아줄 평산이 아니다. 칠성이와 임씨네는 부부지간이지만 성격이 자신만 생각하고 남 흉보기 좋아하는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만났다. 이용은 젊은 시절 월선이란 처녀와 사랑을 하여 결혼을 약속했는데 월선이 어머니가 무당이라 집안의 반대로 강청댁과 결혼하게 되었다. 강청댁은 질투와 시기가 많아 부부관계가 좋지 못하다. 길상이는 절에서 동자승으로 있다가 주지스님에 의해 최진사댁에 와서 최치수를 돌보며 서희와 봉순이와 가깝게 지내고 있다. 봉순이는 서희와 동갑내기로 봉순네는 집안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귀녀. 최참판댁 하인으로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간단히 얘기해도 등장인물이 많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1,2권의 책 속에 얽키고 설켜서 실타래 풀리듯 이어진다.

평산이와 귀녀는 작당하여 모의를 하는데 그 얘기는 귀녀가 임신을 하고 최치수의 아기라고 우겨서 아들을 낳아 최참판댁 재산을 가로채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귀녀는 임이네 남편인 칠성이와 밤마다 산 속 사당(?)에 모여 교합을 하고 마침내 임신을 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최치수가 알아차린다. 그리고 귀녀를 강포수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귀녀를 강포수에게 시집보내면 당연히 그 아기는 강포수의 아기가 되는 것이고, 그럼 그동안 들인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된다. 그리하여 귀녀는 평산과 짜고 최치수를 교살하여 버린다.

최치수는 강포수를 섭외하여 섬돌이란 하인과 함께 인간 사냥을 나간다. 사냥하는 사람은 자기를 버리고 도망간 아내와 구천이다. 둘을 잡아오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거의 성공할 뻔 했으나 섬돌이 구천을 놓아주는 바람에 실패한다. 그 모습을 어머니인 윤씨 부인은 초조하게 바라본다. 모두 아들이다. 구천도(원래 이름은 김환), 최치수도 모두 아들이다. 그러나 최치수가 평산에 의해 목숨을 잃자 그 초조함은 아들을 잃은 허망함에 빠진다.

서희는 아버지 최치수가 싫다. 그러나 성정은 아버지를 닮아서 강하다. 욕심도 있고, 모진 구석도 아주 많다. 그리고 엄마가 언제부턴가 없어지더니 아버지까지 죽어버렸다. 그리고 집안에 조준구란 친척이 방문하기 시작하더니 집안 살림을 거덜내려고 한다. 어린 서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봉순네는 최치수의 죽음에 의심을 품는데 윤씨부인 역시 마찬가지다. 둘은 대화를 나누고 귀녀를 의심한다. 귀녀는 불려오고 조곤조곤 얘기를 나누다가 귀녀가 자신이 최치수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얘기에 살인범임을 단정짓는다. 최치수가 씨가 없다는 것이다. 이상한게 씨가 없는데 어떻게 서희를 낳았나 모르겠다. 여하튼 그 말 때문에 모든 사실이 들통나고, 평산도, 칠성이도 잡혀와서 관가로 넘어간다. 추국을 통해 평산과 칠성이는 사형을 당하고, 귀녀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형 집행을 유예받는다. 그리고 평산의 아내는 목을 메고, 칠성의 아내 임이네는 야반도주를 한다. 그리고 강포수는 감옥에 갇힌 귀녀를 살펴준다. 

여기까지가 1,2권의 대략의 줄거리다. 곁가지를 대충 뺐는데도 엄청 길다. 읽으면서 느낀 점은 박경리가 참 글을 잘 쓴다, 어쩌면 저렇게 실제 그때 살았던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글을 쓰나. 이런 생각과 저런 단어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평소에 우리가 쓰지 않는 방언이 무수히 나오는데 그 많은 단어를 아는 것이 학습의 결과인지 경험의 결과인지 궁금했다.

대하소설은 내용이 길기 때문에 책을 읽는 사람을 계속 잡아두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이 부족하면 아무리 대하소설을 써도 팔리지가 않는다. 그런데 토지는 우선 문장이 아름답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고, 더군다나 나라를 빼앗기는 시절 평범한 사람들이 겪었던 이야기라 쉽게 공감이 된다. 좋은 소설이다.

2021/05/19 17:21

줄 베른의 해저2만리를 읽고

 읽고 싶었던 책을 읽게 되었다. 해저2만리. 어렸을 때 아이들 용으로 나왔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다 읽지 못했다. 별로 흥미를 끄는 요소가 적었던지, 바닷가가 아닌 내륙에서 자란 터라 계속된 바다 얘기와 낯선 바닷 속 지식들에 이해가 부족한 내가 덮어버렸을 수도 있다. 

읽고 느낀 점은 시대를 앞선 문명을 발명한 자가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것. 1800년대에 수심 1만미터가 넘는 바닷속을 내려갈 수 있는 잠수함이 과연 가능했겠는가? 그러나 네모선장이 만든 노틸러스호는 그게 가능했다고 썼다. 그리고 인간이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한 처녀지, 바닷속 생태계를 아주 잘 묘사해 놓았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을 항해하면서 그 바닷속 비밀들을 모험과 환상적인 여행으로 가득차게 만들었다. 한번 생각해 봤다. 현대의 노틸러스호는 과연 뭘까? 지금은 잠수함이 너무 흔해졌기 때문에 노틸러스호가 볼 수 있었던, 그리고 그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바닷속 자연환경은 거의 사라졌을 것이다. 그때보다 더 많이 오염됐고, 더 많이 파괴됐으며, 더 많이 익숙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 밖은 어떨까? 지구 밖 우주는 아무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사람이 개인용 우주로켓을 만들어서 성간 우주를 여행한다면 해저2만리 같은 멋진 작품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것은 바닷속 세계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경외감이었다. 장난감을 던져놓고 아이에게 놀라고 하면 아이들은 금방 질려서 다른 장난감을 달라고 칭얼댄다. 그러나 그 아이를 데리고 갯벌에 가서 놀게 해 봐라. 아무것도 없는 개벌에서 그 아이는 하루종일 즐겁게 놀 것이다. 숲으로 데려가 봐라. 아무 것도 주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숲속을 탐험하며 하루종일 즐겁게 놀 것이다. 자연은 그런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아로낙스와 하인 콩세유는 네모선장이 이끄는 노틸러스호를 타고 지구 곳곳의 바다속을 여행하면서 이런 경험을 한다. 사람만한 오징어와 사투를 펼치고, 천만프랑짜리 진주를 본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바닷속 동굴을 지나가기도 하며, 남극의 유빙에 갖혀 죽을뻔한 일도 겪는다.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4시간이 넘도록 바닷속을 여행할 수 있는 잠수복을 입고 산책을 나가 아틀란티스 문명을 보기도 한다. 상상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면 허무맹랑한 얘기도 많다. 아무리 잠수함이 튼튼해도 1만5천미터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가는 그 수압에 못이겨 폭발하고 말 것이다. 현대에도 잠수복이 아무리 좋아도 4시간 이상을 바닷속에서 잠수해서 자유롭게 다닐 수는 없다. 잠수함이 유빙에 갖혔는데 사람들이 곡괭이로 얼음을 파내서 탈출한다는 것도 너무했다. 그런저런거 다 따지고 읽으면 재미없고, 당시에 이런 상상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에게 바닷속 세상에 대한 동경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아주 큰 역할을 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아주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에서 서식하는 물고기 종류에 대한 자세한 묘사도 그렇고, 그런 물고기들을 소설의 사건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도 그렇고, 바닷속 풍경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마치 그가 거기서 직접 살았을 거란 착각도 주기 때문이다.

책이 제법 두껍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물고기나 지명을 일일이 찾아보거나 검색해보지는 않았다. 그만큼 바다에 대한 열정이 부족했기 때문일거다. 그러나 바닷속 세계에 대한 상상력은 많이 커졌다. 사람들이 우주에 대한 관심은 많아 지금 화성에 사람을 거주시키는 테라포밍 작업을 일론 머스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바닷속에 대한 관심은 우주만큼 크지 않은 것 같다. 

책을 쓴 저자인 줄 베른의 약력을 봤더니 이 사람이 80일간의 세계일주도 쓰고, 15소년 표류기도 썼던 작가로 나왔다. 해저2만리도 읽다보면 80일간의 세계일주의 느낌이 드는데 같은 작가라 그런 것 같다. 당대에도 아주 유명인사였다고 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아주 좋았던 사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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