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토지 21권을 읽고 2021
박경리 토지 19, 20권을 읽고 2021
박경리의 토지 17, 18권을 읽고
홍이는 사업이 번성하여 집도 새로 옮겼지만 늘 불안하다. 김두수가 자신의 심중을 꿰뚫어 보는 시선을 접하는 것이 어렵다. 관수에게 이런 마음을 전한다. 관수도 인정하고 이제 사업을 접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다시 송영광의 악극단이 중국에 오게 되고 홍이는 아버지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관수는 점점 마음이 약해진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니 백정으로 세상과 맞서서 싸운 날들만 있을 뿐 제대로 이뤄놓은 것이 없다. 아내를 구박한다. 너 때문에 내가 백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방황하다 관수는 호열자에 걸려 급사한다. 허망한 죽음이었다.
명희는 조용하가 자살한 후에 그 재산을 유산으로 물려받아 유치원을 경영하고 있다. 조용하의 아버지는 명희에게 재산을 가는 것을 반대했다. 당연히 그 재산은 찬하에게 가야 한다. 어짜피 명희는 남편을 버리고 몇년동안 궁벽한 시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로서 살아가지 않았던가! 그러나 찬하는 그 재산을 받을 수 없다하고 결국 많은 유산을 명희가 물려받은 것이다. 이로서 친일귀족 조씨 가문은 그 위세가 사라지게 되었다.
관수의 아내는 남편이 죽자 남은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자식들에게 몸을 의탁하지 않고 절로 들어간다. 영호나 영선은 그런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영호네는 단호했다. 그리고 관수의 유해는 강에 뿌려진다. 중국에서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조선으로 돌아온 영광은 평사리 강가에서 영현이를 처음 만난다. 훌쩍 울고 있던 영현을 영광은 우연히 보게되고 나서기도 뭐해 아주 어색하게 첫만남을 갖게 된다. 그리고 영광이 환국을 만나러 평사리 집에 갔을 때 거기서 영현이를 다시 만난다. 서로 어색하다. 영광은 자신이 일본으로 갈 때 눈이 맞아 같이 갔던 강혜숙과 헤어졌었다. 강혜숙은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시집도 가지 못하고 옷가게를 하면서 생활을 유지한다.
영선이와 휘, 조준구의 아들 병수, 영호와 아내 숙이는 통영 주변의 마을에 살고 있다. 휘는 소목장을 하는 병수에게 그 일을 배우고 있다. 그곳에 조준구가 나타난다. 모든 재산을 잃고 병든 몸을 이끌고 당당하게 나타나 아들 병수에게 갖은 행패를 부린다. 그것을 묵묵히 인내하는 병수. 소목장 일을 휘에게 넘겨주고 만다. 영선과 숙이는 옛날 관수가 영선이를 휘에게 맡길 적에 하룻밤 묵었던 주막집에 만난 인연을 기억해 내고 서로 가깝게 의지한다. 영호는 휘가 싫다. 처남 몽치와 같이 산에서 자란 휘를 무시하는 거다. 그 사실을 몽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영호는 숙이에게 계속 화를 낸다. 그러나 숙이도 인내하지 않고 받아친다. 그러다가 영호는 자신의 속좁음과 오해를 깨닫고 휘와 몽치에게 잘해주려 노력하고 서로의 앙금이 서서히 풀려간다.
박효영이 죽었다. 자살. 서희가 부산에서 급성 맹장염에 걸렸을 때 거기까지 내려와 치료해줬던 의사다. 박의원은 서희를 사랑했고, 서희도 이를 알았지만 내치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그가 결혼을 했고, 결혼생활이 위태롭더니 결국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서희는 그제서야 자신이 박의원을 사랑했음을 깨닫는다.
평사리에 우개동이라는 망나니가 있다. 아버지가 다툼으로 죽고 나서 복동(?)인가 형제가 일본군에 자원입대를 하자 개동은 면서기 자리를 얻는다. 우쭐해진 그는 평사리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안하무인이다. 내쫓으려해도 일본 놈들이 뒤에 있어 괜한 불똥이 튈까 마을 사람들은 전전긍긍이다. 개동이가 서희에게 시비를 걸다 무릎꿇고 사과하는 수모를 당한다. 서희가 싫어서 슬쩍 건드려봤다가 제대로 코가 꿰였다.
길상은 도솔암에 관음탱화를 그렸다. 어릴적 서희네로 오기 전까지 그림을 그렸지만 그동안 붓을 놓았기에 2년동안 그는 붓을 푸는 연습을 하고, 많은 그림연습을 하고, 초벌그림 여러개를 그리더니 드디어 관음탱화를 완성한 것이다. 그리고 길상과 서희와의 대화가 예사롭지 않다. 서희는 박효영이 죽었다고 말했고, 자신은 그를 사랑했다 했다. 길상은 하인으로 서희와 결혼하여 얻은 신분상승이 마냥 기쁘지 않았고, 자신의 존재가 물과 기름처럼 이 집안과 어울리지 않는 떠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의 이야기가 없다. 환국은 아버지가 그린 탱화를 보고 감동을 받는다. 길상은 다시 탱화를 그리려하지만 소지감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건 그 탱화가 기교로 그린 것이 아니라 길상의 간절함으로 그렸기 때문이라는 것.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 간절함이 계속 나오긴 어려운 법이다.
찬하는 오가다를 만나서 자신의 아들이 사실은 유인실이 맡긴 당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오가다는 충격에 빠진다. 찬하와 그의 아내는 오가다의 아들을 깊이 사랑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자신이 키우는 아들이 사실은 오가다의 아이인줄 모른다. 찬하는 오가다가 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혈육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것을 말하지 못하는 심정이 괴로웠었다. 찬하의 얘기를 들은 오가다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공원으로 나가서 논다. 아이는 동물을 너무 사랑하는 자애로운 아이였다. 인실이는 계속 찬하가 자신의 아이를 맡아주길 바란다. 그녀는 아이를 맡아 기를 수 없다. 자신은 중국 하얼빈에 있으며, 오가다는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신세다. 인실이가 아이를 맡을 수 있을 때는 일본이 망한 후가 된다. 오가다도 인정하고 일본이 망할 때까지 찬하가 계속 아이를 보기로 한다.
영광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중에 양현을 만난다. 강가에서 만난 이후로 몇번 만나서 안면을 텄지만 아직 서먹한 사이다. 둘은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서로가 같은 처지임을 깨닫는다. 백정의 자식과 기생의 자식. 양현은 환국이 결혼하고 난 후 시누이가 되는 덕희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하다. 덕희의 입장에서는 가족도 아닌 양현이가 집안에서 차지하는 사랑의 비중이 너무 크고 이를 고깝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양현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영광과 이런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진다.
홍이 집안에 문제가 터졌다. 보연이가 몸이 안좋아 자기 집에 요양하러 왔을 때 남편이 보내준 돈을 가지고 금과 패물을 사 모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 일본 경찰이 홍이와 보연이를 잡아간다. 금은 해외로 밀반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두수가 와서 홍이 집안의 재산들을 훔쳐가려 하지만 실패하고, 보연의 친척이 사람을 보내 아이들을 모두 조선땅으로 데려간다.
홍이는 감옥에서 나왔으나 보연은 재판을 받아야 한다. 영광과 홍이, 휘, 영호는 서로 만나서 그동안의 얘기를 풀어낸다. 모처럼 영광이 내려오자 동생 영선이가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평사리에서 봉기어른이 돌아가신 것이다. 홍이는 평사리로 간다. 그리고 영호네에 가서 아들 석이가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천일이네를 방문해서 자신이 데리고 간 천일이가 중국에서 기술 열심히 배우고 돈 많이 모아서 곧 돌아올 거란 소식을 알려준다. 그리고 처가댁에 간다. 가기가 싫다. 장이와의 문제 때문에 처가댁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안갈 수도 없다. 처가댁 역시 홍이에게 미안하다. 보연이가 금을 가지고 가는 바람에 중국에 있는 홍이 사업이 엎어지고 옥고를 치르게 했으니 말이다. 홍이는 진주에 집을 사 놓고 보연이가 나오면 가족들을 두고 혼자 중국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한다.
우개동의 패악질이 계속된다. 한복의 큰 딸이 시집갔다가 이혼하고 돌아왔는데 그 딸은 내놓으란다. 자기 식구와 재혼을 시키겠다고 한다. 안된다고 하자 보쌈이라도 시키겠다고 엄포다. 법으로 처리하겠다고 하자 개동이가 면서기임을 강조한다. 한복이네는 김두수가 있음을 강조하다가 영호네가 기절한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이 치자 어쩔 수 없이 우개동 집안은 물러가고 사람들이 그 집안을 욕하기 시작한다.
명희는 전차에서 영광과 양현을 본다. 양현이 자기 집에 오자 슬쩍 물어보니 서로 처지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길상이 다시 감옥에 투옥되었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면서 사상검속이 시작된 것이다. 면회를 가려는데 덕희가 양현이는 집을 지키라하고 데려가지 않는다. 그 사실을 모르는 식구들은 양현에게 서운해한다. 가슴앓이를 하는 양현은 덕희에게 자신이 의대 졸업하면 집을 나갈테니 그때까지 자신을 가만 두라고 말한다.
전쟁은 시작되었고, 일본은 물자가 부족하다. 식량을 비롯하여 모든 것이 부족하다. 물자는 어떻게 버텨보겠는데 전쟁에 필요한 젊은이를 징집해가려 한다. 사람들의 불안이 계속 커지고 있다.
감동적인 귀절
1편 혼백의 귀향 1장 불완전의 비애 홍이가 죽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장례에 참석하기에 앞서 홍이가 찾은 곳은 월선의 묘소였다. 공노인 부부의 묘도 그 부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산재해 있는 산속의 무덤 세 곳을 차례차례 돌며 술을 부어 놓고 절을 한 뒤 홍이는 월선의 무덤가에 앉아 담배 한 대를 태우고 일어섰다. 달리 할말도 없거니와 감회도 없었다. 할말이나 감회가 없었다기보다 죽음과 이별의 냉혹함을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였다 해야 옳은지 모른다. 절대적 침묵이 냉혹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절대적 사실에는 누구든 길들여지게 마련이다. 홍이도 길들여졌던 것이다. 그리움이며 고마움이며 한 인간의 심신을 형성해준 요람이었을지라도 그 인연들이 형체 없이 사라지고 청산이 되었는데 죽음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영원한 침묵의 냉엄함과 망각의 비정, 죽은 자와 산 자의 관계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등뒤에서 넋의 울부짖음과도 같은 산새울음, 그 소리를 들으며 산을 내려온 홍이는 상가로 향했다.
2장 춤추는 박쥐들 희생과 생명, 연민에 관한 생각
"얘기는 다르지만 어떤 사람이 한 말인데, 사람에게 가장 강한 거는 생존본능이라는 거야.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 그러나 때에 따라서 보다 강한 것은 생명에 대한 연민이래. 말하자면 어머니의 사랑은 그 생명에 대한 크나큰 연민이라는 거야. 불교에서 말하는 대자대비, 그런 거겠지. 가령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려고 뛰어들었다가 함께 죽는 경우, 기차가 달려오는 철길에서 노는 아이를 구하려고 뛰어들었다가 치여 죽는 경우,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건 생명에 대한 연민이 자기 생존의 본능을 앞지른 것 아니겠니? 벌레 한마리 죽이지 못하는 심약한 사람은 의학을 공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지.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거야. 냉정하고 결단력과 기술이 의사의 첫째 조건이지만 사람이 물체가 아닌 생명인 이상 이성의 토대는 생명에 대한 연민이라야, 그래서 의학을 인술이라 하는 것 아니겠느냐, 아무리 심약한 사람도 그 생명에 대한 연민이 크면 얼마든지 냉정해질 수 있고 결단하는 용기도 생기고 기술의 깊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야. 그 말에 비추어본다면 사막을 걷는 인내와 용기도 절로 생기는 거 아닐까? 내 생각에는 인술이야말로 양현이같이 무구한 마음이 가야할 길인 것 같다."
5장 관음탱화 인간에 관한 서희의 생각
사람으로 태어난 슬픔, 사물을 쓸어안고 놓을 수 없는 슬픔이었다.
옛 기억을 되살린 치수와 이동진의 대화.
이동진이 조선을 벗어나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려고 할 계획을 말했을때. 최치수는 물었다.
"자네가 마지막 강을 넘으려 하는 것은 누굴 위해서, 백성인가, 군왕인가?"
"백성이라 하기도 어렵고 군왕이라 하기도 어렵네. 굳이 말하라 한다면 이 산천을 위해서, 그렇게 말할까?"
제5부 2편 운명적인 것 1장 한많은 여인. 길상이 아들 환국과 나눈 회상 신
"연민은 순수한 애정의 출발일 게다.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마음도 연민일 것이다. 사별의 슬픔도 다시 만날 수 없는 슬픔보다 연민에서 오는 슬픔이 한층 더 진할 것 같구나."
"아버님은 어머님에 대하여 연민을 느끼셨습니까? 어머님은 대단히 강하신 부인데."
공격하듯 말했을 때
"사고무친한 남의 땅에, 타민족이 오고 가고, 이십이 못 된 천애고아인 처녀가 강했으면 얼마나 강했겠느냐."
제3편 바닥모를 늪 속으로 1장 사상범 예비검속. 덕희네 집에 온 배설자가 양현과 덕희 자매와 나누던 대화 중에서...
"그럼요, 인간은 끝없이 약한 거예요. 하지만 살기 위해선 끝없이 질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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