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6 21:11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2019

리차드 도킨슨이 쓴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세포가 있고, 그 세포 속에는 핵이 존재한다. 핵을 다시 확대해서 보면 그 속에는 평상시에 가는 실처럼 존재하는 염색사가 있다. 그 염색사가 체세포 분열이나 유성생식을 하게 되면 똘똘 뭉쳐서 염색체가 된다. 유전자는 3-4만개가 존재하지만 염색체는 23쌍이 존재한다. 유성생식을 하게 되면 감수분열이 일어나 자식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한개씪의 염색체를 받는다. 그리하여 부모 자식 간에는 1/2로 유전형질이 유전된다.

개체(모든 살아있는 것)은 유전자에 조종당하는 기계다. 유전자의 목적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다. 고로 개체는 자신의 유전자를 최대한 후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여기에서 암수가 목적이 다르다. 수컷은 한번에 정자를 수억마리 쏟아내기 때문에 값이 싸고 흔하다. 그러므로 최대한 많은 암컷과 교미를 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길 것이다.

그러나 암컷은 다르다. 난자는 한번에 하나밖에 생산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난자 하나의 값어치는 정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 거기다가 교미를 하고 나서 수컷이 도망가면 새끼를 키우는 몫은 오롯이 암컷이다. 그러므로 암컷은 아무하고나 교미하지 않는다.

암컷은 수컷이 왔을 때 최대한 얌전을 떨면서 교미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둥지를 짓도록 하고, 먹이를 가져오라고 한다. 바람둥이 수컷은 이 과정을 지켜보지 못하고 다른 암컷을 찾아 떠나간다. 그 테스트에 통과하는 수컷에게 교미를 허락하는 것이다.

수컷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암컷과 교미를 하려고 할 때 그 암컷이 다른 수컷의 새끼를 임신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교미 시기를 늦춘다. 임신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되면 교미를 하고, 만약 다른 수컷의 새끼를 키우고 있으면 죽여버린다. 아니면 다른 수컷의 새끼를 배고 있으면 특수한 향을 내뿜어 유산시키는 수컷도 있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데 반기를 드는 사례도 있다. 어떤 새는 매나 독수리가 나타나면 소리를 질러 동료들에게 알린다. 자기의 위치를 노출시키는 행동이다. 가젤은 점프를 펄쩍 뛰어 역시 자신을 노출시키고, 일벌은 침을 쏘고 죽는다. 이런 사례는 모두 이타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도 이기적 요인이 있다. 그 새는 매나 독수리를 봤을 때 자기가 도망가면 자기가 홀로 노출되기 때문에 소리로 동료들에게 알려 동료들이 날아갈 때 슬쩍 끼어들어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다. 가젤은 점프를 뛰면서 나는 아주 높이뛰는 젊은 가젤이기 때문에 나를 잡지 말고 더 늙은 가젤을 잡으라고 경고한다는 의미란다. 일벌은 생식세포가 없어 유전에 아무 관여도 안한다. 그건 여왕벌이 한다. 그러므로 죽음이 유전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태초에 기체밖에 없던 지구에 태양 빛이 쏟아지고, 생명체가 탄생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진화론적 적자생존에 의해서 유전자는 발달해 왔다. 유전자는 스스로 활동하지 않고 개체(살아있는 모든 것)의 몸 속으로 스며들었다. 개체는 단지 이동자의 역할만 한다. 개체의 목적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할만 한다. 유전자는 자신과 반대되는 대립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고 자신이 후대에 전해지기 위해서 최대한으로 이기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환경에 적응하는 유전자만 살아남는 것이다. 이빨이 날카롭게 만드는 유전자가 초식동물에 있다면 그 유전자는 후대에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건 육식동물에 적합한 것이다. 수컷은 암컷에게 자신의 몸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화려한 색깔을 갖게 되었다. 그것 또한 유전자의 환경 적응이다. 비록 포식자에게 잡아 먹힌다고 해도 어짜피 자신의 몸은 유전자의 전달자에 불과하고, 목표는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것이다. 암컷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신의 유전자는 자신 이후에는 전달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유전자는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나의 세트를 형성한다. 유전자 풀을 가지고 후대에 전달한다. 그럼 어떻게 유전자 풀을 짤까? 조정선수에 비유를 했다. 여러명의 조정 선수가 있다. 이 선수들은 유전자다. 감독은 여러 조정 선수를 테스트해서 가장 빠른 조합을 찾는다. 그것이 최상이 될 때까지 실험을 계속하고 마침내 조정선수를 구성한다. 유전자 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기적 유전자라 해도 이타성을 띄지 않는 것이 아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도 나오지만 상대방이 협력할지 배신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무조건 협력하는 개체는 곧 도태되고, 무조건 배신하는 개체도 도태된다. 어떤 개체가 살아남는가? 상대방이 마지막 한 선택을 다음에 선택한 개체가 끝까지 살아남는다.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지 않으면 나도 배신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협력하면 나도 협력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나쁜 선택을 하는 프로그램과 선한 선택을 하는 프로그램, 이이는 이, 눈에는 눈의 선택을 하는 프로그램등을 15가지 정도 만들어 계속 돌려보면 결국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을 선택한 프로그램이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여기에 문화도 유전자처럼 후대에 전달한다고 했다. 이를 밈(MEME)이라고 했다. 유전자는 아버지의 기억은 후대에 전달되지 않기에 글자, 음악, 미술, 종교, 정치 등을 만들어서 후대에 전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유전의 원리와 같다고 했다. 지금 세상엔 밈의 힘이 유전자의 힘보다 강해진 것 같다. 유전자의 목적은 자신의 형질을 후대에 많이 전하는 것인데 어찌 된 것이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는 활동을 거부한 것이다. 이건 생물학적으로 말도 안된다. 경제가 어렵고,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문화 형태가 바뀌자 유전자가 갖고 있는 본능을 거스른 것이다.

마지막 장은 유전자를 분석해서 자신들의 조상들이 얼마나 많이 살았는가도 알아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있다. 이것은 도킨슨이 이 책을 썼을 당시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수십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새로 알게된 사실을 한 챕터를 따로 만들어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동물학자이다. 고로 사례를 들 때 동물의 사례를 많이 드는데 아주 재미있다. 또한 이 책에는 유전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계속해서 수학이 나온다. 확률 같은 것인데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유전을 설명하면서 생리학 비슷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글을 재미있게 썼고, 쓰기전에 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놨기 때문에 독자들이 읽는데에 어려움은 적다. 처음에 쉬운 설명을 하고, 챕터가 넘어가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구성을 몇군데 봤다.

이과생이 아니지만 갑자기 이 책을 읽으니 옛날에 읽었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처럼 이과생이 문과생처럼 재미있게 글을 썼다는 생각에 그들의 재능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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