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30 12:06

창백한 푸른 점을 읽고 2019

1977년 미국 나사에서는 태양계를 조사하기 위해서 보이저1,2호를 각기 다른 방향으로 발사했다. 그중 보이저 1호는 태양계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그 전송된 사진을 바탕으로 우리는 그동안 몰랐던 태양계의 행성들에 대한 많은 지식을 알게 되었다. 그 보이저1호가 명왕성을 끝으로 태양계 밖으로 나갈 때 사진 렌즈를 돌려서 지구를 한번 찍어보자고 칼세이건이 제안했다. 당시 그 의견은 무시되었다. 왜냐하면 잘못해서 렌즈가 태양을 비출 경우 타버릴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1997년 본래의 목적이 이루어진 명왕성까지 촬영을 마쳤을 때 보이저1호는 지구를 촬영하고 우주 성간영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보내온 사진. 그 사진 속에 있는 지구는 다른 행성들에 비해 특별하지 않은 하나의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했다.

칼 세이건은 이 책에서 여러가지 주제를 다룬다. 얼마나 인간이 나약한 존재이면서 오만한지에 대해서도 적는다. 우물 안 개구리가 세상의 전부를 우물로 생각하듯, 지구에서 인간은 지구가 천체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고,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을 빚어 인간을 만들었는데 그 성서의 연대를 모두 합해봤더니 6,000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구의 탄생은 45억년전이다.

인간은 이 작은 지구에서 지금까지 복잡대며 아웅다웅 살았다. 우주에서 보면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에서 인간들은 무던히도 싸워대고 복잡대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살아왔다. 작은 점을 확대해서 지구를 보고, 그 지구를 확대해서 자기 나라를 보고, 자기 나라를 확대해서 자기 마을을 보면 나란 존재의 허망함이 나온다. 모든 일이 대수롭지 않은 것이다. 혼자의 세계에서 갇혀 살다보면 세상이 힘들지만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될 때가 많다. 인류가 이런 거시적 관점을 갖는다면 세계가 조금 더 넉넉해지고 평화로워질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보이저1호가 보내온 사진을 바탕으로 화성, 목성, 해왕성, 명왕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결론은 하나. 인간은 거기에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해왕성과 명왕성은 너무 춥고,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화성은 중력도, 공기도, 물도 없다. 화성의 위성인 타이탄이 그나마 인간이 살 만한 곳이라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태양계의 행성을 설명한 다음에 나온다. 보이저1호 이야기, 지구와 행성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 지구를 떠나서 다른 별에 정착할 이야기, 우주인과의 소통을 위한 노력, 우주 탐사 계획이 정치적인 목적과 맞으면 엄청나게 발전하다가 그 목적이 달성되면 경제적 비용을 따져 주춤했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1km가 넘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지구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모든 핵폭탄의 1억배에 달하는 위력으로 지구는 초토화된다. 여기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없다. 그러면 방법은 두가지, 소행성을 핵폭탄으로 폭파시켜 아주 작은 돌덩이로 만들어 지구에 진입했을 때 마찰열로 태워버리는 방법과 소행성의 궤도를 계산하여 그 궤도 중 어느 한군데에 작은 핵폭탄을 터뜨려 궤도를 수정해서 지구를 비켜가게 만드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 계산이 정확하게 이루어지기 어렵고, 설사 그것이 정확하더라도 우주의 질서를 흐트려 또다른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어떤 미친 자가 그 기술을 악용하여 군사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다. 적국에 소행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지구는 과학의 발달과 함께 오염되어 왔다. 언젠가 때가 되면 인류는 더이상 지구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환경오염, 소행성 충돌, 아직은 멀었지만 태양의 붕괴 등등. 그때가 되면 인류는 어떻게 되는가? 답을 찾아야 한다. 우주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우주는 넓고 인간이 하나의 행성에 가기 까지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리고 비용이 엄청나다. 콜롬버스가 미 신대륙을 발견할 때도 배가 3척이 떠났다. 1척을 가지고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나갔다면 그는 실패했을 것이다. 그러나 비용때문에 유인우주선은 항상 1대가 몇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탐험을 떠난다. 장거리 여행에서 만약 우주비행사가 이가 아프다면 그는 어디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까? 다시 지구까지 돌아와야 하는가? 문제다. 최소한의 인원만 데리고 가는 여행은 그래서 무리다.

우주 탐사 계획이 활발히 진행된 것은 냉전시대 때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를 최초로 갔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 기술에서 뒤졌단 얘기에 달 착륙을 위한 엄청난 경제적 지원이 쏟아져 마침내 미국은 1969년에 최초로 사람을 데리고 달에 간다. 그 뉴스가 얼마나 대단하냐면 아마존의 밀림에 살고 있는 원시부족이 콜라는 몰라도 인류가 달에 간 것은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냉전은 끝났고, 정치인들은 우주에 대한 관심이 차츰 식어간다. 우주로 나가기엔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다. 지구 안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기아부터 시작해서 도로 건설까지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로켓 하나 발사하는데 1조가 넘는다면 국민들이 선뜻 그 비용을 내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세이건은 미국 주도의 우주 계획이 아닌 전 세계가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주장한다. 그래서 비용을 십시일반으로 갹출하고 세계의 석학들이 모여 실수를 줄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우주 계획이 조금 더 쉽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우주탐사계획의 주도권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주에는 생명체가 살만한 환경을 지닌 행성이 있는가? 무지하게 많다. 은하계에만 1000개가 넘는다. 그럼 전체 우주에는 고등 생명체가 살까? 칼 세이건은 자신이 쓴 SF소설 컨택트에서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조디포스터가 주연한 영화로도 나왔는데 거기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말한다. "당연히 우주에는 생명체가 산다. 지구에만 생명체가 산다면 그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니까."  그런 외게인과 소통하기 위해서 지구에서 다양한 MHz의 전파를 우주에 매일 쏘아보낸다. 그리고 유의미한 전파가 수신됐는데 문제는 한번에 그쳤다는 것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리적 전파가 수신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는 넓다. 태양계를 벗어나는데만 몇년이 걸린다. 다른 은하계에 고등생명체가 산다면 그 생명체는 지구에서 보낸 전파를 수신하는데 몇백광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희망을 버리기엔 아직이란 얘기다.

또한 이런 행위가 외계인을 지구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세이건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만약 지구인이 탐났다면 표본 몇명만 데려다가 분자구조 분석해서 대량 생산하면 끝이고, 지구를 보러 그 광활한 우주를 건너 오는 수고를 하지는 않을거란 얘기다. 그러나 인간은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은 식민지 건설이란 생각에 과연 외계인의 선의를 믿을 수 있을까란 의심은 든다.

우주로 가는데 문제는 속도다. 팽창우주론을 봐도 점점 우주는 넓어지고 그 넓어지는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빛보다 빠른 물체는 없다. 빛은 1초에 30만킬로미터를 가니까 다른 은하계로 가기 위해서는 몇백년이 걸리는 별도 있다. 그 속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세이건은 여기에서도 긍정적이다. 불과 몇백년전에 마차의 속도로 갔던 인류가 지금은 우주비행선을 쏘는 속도까지 발전했다. 언젠가는 그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을 발견을 할 것이라 믿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코스코스를 다시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요즘 궁금해진 것이 많아서다. 옛날 읽었을 때 지루한 천체 과학사 얘기와 물리학 얘기, 별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에 질려 간신히 읽었는데 다시 읽어본다면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작은 지구에서 사람들은 조그마한 땅덩이 하나 가지고 아웅다웅 살고 있다. 그러나 시야를 우주로 넓히면 엄청나다. 언젠가 우주로 여행하는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 우리는 우주에 1인 행성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자기 땅이 아닌 자기 별을 가진 인류. 문제는 이렇게 인류가 우주로 나가고 거기서 정착하여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그 가족이 발전해서 국가가 되면 그 국가는 또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될텐데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인류가 우주에서 또다른 전쟁을 벌이진 않을까 하는 우려. 아니면 우주연합이 있어 지구를 상징으로 삼아 단합할 것인가에 대한 희망.

너무 앞서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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