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8 20:12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2019

외딴방이 재미있어 엄마를 부탁해란 책도 읽었다. 옛날에 정말 붐이 일었던 책이다. 외국어로도 번역되어 세계에서도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기억한다. 내용이 통속적일 것 같아 읽지 않았는데 외딴방을 읽고 나서 한번 읽어보았다.

서울역에서 어머니를 잃어버렸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울역에서 자식들보고 오지 말라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아버지만 훌쩍 타고 어머니는 타지 못한 채 지하철이 출발을 한 것이다. 500만원 사례금도 걸고 전단지도 만들어 뿌린다. 그리고 목격자들의 증언이 전화를 타고 제보된다. 어떤 남루한 할머니가 파란 슬리퍼를 신고 여기에 있는 모습을 봤다, 그녀의 엄지발가락이 짓물러 고름이 졌다, 쓰레기통의 김밥을 먹고 있드라.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빨리 찾아야 하는데 흔적이 없다. 그리고 어머니의 삶을 각자 추억한다.

소설가가 된 딸은 평소에 얼마나 엄마를 쌀쌀맞게 대했는지에 대해서 추억하고, 남편은 아내와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그녀를 따스하게 대한 적이 단 한번도 없음을 깨닫는다. 아들은 바람난 아버지 대신에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자신이 결국 어머니 꿈을 이뤄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엄마가 화자로 등장하여 이은규란 자신이 남편 몰래 정신적으로 의지했던 남자에 대해서 얘기한다.

엄마가 첫째 딸에게 부탁했던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서 장미묵주를 사다달라는 꿈은 바티칸시국에 여행간 딸이 거기에서 묵주를 사가지고 오다가 돌아가신 예수를 끌어앉고 있는 성모상인 피에타를 보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결국 엄마를 찾지 못한거다. 작가가 참 영리하게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딸과 아들, 남편이 아내와 엄마에게 갖게 될 감정을 각자의 관점에서 잘 캐치해서 썼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찾지 못한 상황들을 보여주면서 그녀가 지금도 어디서 고생하고 있다는 증언들을 등장시켜 독자를 가슴졸이게 한다. 계속 책에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소설의 구조를 잘 짰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시대의 평범한 어머니에 대해 잘 말해줬고, 평소 자식들과 부모와의 관계도 잘 묘사했다. 읽으면서 나의 모습이란 생각이 안들 수 없고, 만약 내 엄마가 저렇게 잃어버리면 난 얼마나 죄책감을 가질까란 생각이 안들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논리적 허점도 있다.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엄마가 자식들이 살았던 서울의 각 지역을 걸어서 갔다는 것도 그렇고, 서울의 치안이 어떻길래 길거리를 저런 모습으로 헤매는 노인을 그냥 지나친다는 말인가? 누가 유괴했다면 몰라도 저런 모습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경찰이나 사람들이 신고 한건 없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이 소설이 나온지 한 십년 지났는데 지금 읽어도 가슴을 후빌 내용들이 많다. 사람들은 십년 전이나 십년 후나 부모에 대한 감정은 거의 비슷할 것일거다. 자식들이 크면 슬쩍 한번 읽어보라고 주면 아마 며칠간은 부모에게, 최소한은 엄마에게는 잘할 책 같다. 풍경이 있던 자리에 나왔던 사건도 나오고, 외딴 방에서 나왔던 장면도 나온다. 연관이 있다. 그나저나 치매에 걸린 엄마가 빨리 가족 품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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