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1 19:47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대변동을 읽고 2019

지난주 토요일이었던 것 같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가서 살 것이 있어 갔다. 살 물건 사고, 앉아서 책이나 읽자하고 자리 하나 차지하고 앉아 읽고 있는데 방송으로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교보문고에 와서 사인회를 한다고 했다. 처음엔 무시했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그 양반의 사인을 받을 기회가 또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사인회 하는 곳에 갔더니 사람들의 줄이 길었고, 진짜 저자가 와서 열심히 사인회를 하고 있었다. 옆에는 통역사 한사람이 붙어 있었고, 나도 가서 사인 받으려고 이 책 대변동을 사서 갔다. 총균쇠도 사인받고 싶어서 그것도 사려고 했는데 사인회를 주최한 김영사에서 1인당 대변동 한권만 해준다고 해서 아쉽게 총균쇠는 사지 않았다.

사인도 받고 내 핸드폰으로 같이 사진도 찍었다. 언젠가 내 프사 사진에 대문짝만하게 걸릴 사진 한장을 얻은 것이다. 그와 나 사이에 있던 광고물품들이 눈에 거슬렸지만 포토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싹 지워버리고 그와 나, 그리고 교보 전경만 남기면 된다.

여하튼 그렇게 사가지고 온 책이다. 총균쇠는 힘들게 읽었고, 문명의 붕괴는 재미있게 읽었었다. 이 책은 재미있을까, 어려울까 기대반, 걱정반 되었는데 읽어보니 쉽게 서술되어 있었다.

먼저 저자 자신의 위기에 대해서 서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인이 위기에 있을 때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주요 요인들을 12가지로 제시했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 뿐만 아니라 나라에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요인들은,
1. 위기 상태의 인정 (자신이 위기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개인적 책임의 수용 (잘못에 대한 자신의 책임에 대한 인정도 포함된다.)
3. 울타리 세우기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구분짓기)
4. 다른 사람과 지원 단체의 물질적이고 정서적인 지원 (아주 중요하다)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사람의 사례
6. 자아 강도
7. 정직한 자아 평가
8. 과거에 경험한 위기
9. 인내
10. 유연한 성격
11. 개인의 핵심 가치
12. 개인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이렇게 12가지를 제시했고, 결만 다르지 나라의 위기에서도 그런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하였다. 그리고 6개 나라의 사례를 들었는데 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이다.

먼저 핀란드는 원래 스웨덴 식민지였으나 해방된 뒤에도 국토의 대부분을 강력한 러시아와 맞대고 있어서 언제든지 러시아에 먹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리고 러시아 역시 핀란드 뒤에 있는 유럽이 찜찜해서 정복하려고 하는데 핀란드가 죽기살기로 싸운다. 겨울전쟁이라 일컫는 이 전쟁에서 핀란드의 엄청난 성인 남자들이 죽어갔다. 그리고 2차세계대전 때라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다. 그리하여 핀란드는 자국의 영토 보존을 위해 러시아가 달라고 하는 땅덩어리 떼어주고, 러시아의 눈치를 살피면서 언론도 통제하고, 정치도 통제되고 하면서 러시아 눈치보기 작전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서방이나 다른 나라들은 핀란드를 비난한다. 그러나 비난한 나라들 중에서 핀란드가 위기에 빠졌을 때 도운 나라는 없었다. 결국, 러시아는 핀란드를 자신들에게 안전한 나라로 보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지금과 같은 나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때 서양 세력의 과학문물에 깜짝 놀라 일본이 그들의 과학문명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전통을 살려나가고, 서양의 법과 정치제도, 경제, 문화 등을 받아 들여서 식민지였으나 가장 빨리 개화한 나라가 되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런 전통을 1930년대 멋모르는 젊은 군인들이 세계 정세도 살피지 못하고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러시아, 중국에서까지 전선을 확대하는 바람에 쫄딱 망했다는 얘기다. 자아평가가 안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후손들이 나대고 있는 것이다.

칠레는 원래 민주화된 나라였으나 아예데가 좌파이면서 대통령이 되자 미국이 남미의 공산화가 걱정되어 우파 세력에게 지원을 하여 아옌데 추출에 나서다가 피노체트라는 세기의 악마가 일으킨 쿠테타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피노체트 하의 군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칠레 국민들이 고문으로 죽어갔다. 그가 죽은 이후에도 사람들은 그에 대한 평가가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어 있으나 국민들을 통합할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 잘 마무리되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원래 섬이 많고, 주민들도 같은 나라라는 정체성이 없었는데 인도네시아어를 국어로 사용하고, 초대 수카르노 대통령이 종신을 선언하면서 외세확장에 나서다가 군벌 수하르토에게 추출된다. 그리고 그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하였지만, 국민들은 아직 민주주의를 받아드릴 단계가 아니라고 하여 철권통치를 30년간이나 실시했다. 그리하여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한세대가 지나도록 민주주의를 학습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독일은 히틀러의 등장과 세계2차대전의 패배, 나라가 분단되고, 패전국의 낙인이 제대로 박힌 상태에서 전쟁을 끝냈으나 그 이후로 빌리브란트가 폴란드에 가서 자신의 침략 행위에 대해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동서독이 나뉜 것을 인정하고, 히틀러의 유산을 박물관으로 만들어 모든 학생들이 그 부끄러운 역사를 배우게 함으로써 유럽 국가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면서 후엔 통일까지 이루게 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원래 영국에 있던 죄수들을 수용했던 곳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나라로 독립되었다. 영국사람들만 호주에 이민올 수 있었고, 자신의 모국은 영국이라 칭했지만 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호주에 폭탄을 터뜨리고, 영국이 호주를 버리고 EU에 가입해 버리자 결국 그들도 백호주의를 버리고 아시아와 친하게 되었다.

미국과 일본의 위기에 대해서 말한다. 일본의 위기는 우리나라의 위기와 같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남녀 모두 열심히 공부하나 여성은 출산이라는 한계가 있다. 이걸 국가나 사회가 돌보아주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한국이나 일본은 너무 미흡하다. 그리하여 좋은 인재들이 결혼과 동시에 가정에 묶여버리게 되고, 결국 출산율이 1%도 안되는 사태까지 나아가게 됐다. 일본을 얘기하는데 자꾸 한국이 보였고, 우리가 너무 일본의 가부장적인 기업문화를 받아들인게 아닌지 씁쓸했다.

일본의 역사반성엔 아주 따끔하다. 우리가 늘 알고 있던 얘기들이다. 독일과의 비교도 그렇고, 이 문제가 앞으로 일본의 발전에 큰 저해 요인이 될거라고 말한다. 일본이 10억이 넘는 중국과 핵을 보유한 북한과 패스트팔로어로서 일본을 추월하려는 한국을 지근거리에 두고 저렇게 심사 뒤틀리는 얘기만 하고 있으니 언젠가 부메랑이 될거라는 얘기다. 일본은 1930년대 멋모르는 젊은 군인들이 전쟁을 일으키던 그 후손들이 아직도 나라를 제멋대로 다스리고 있다. 역사의 반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거다.

그 후에는 세계의 위기를 핵과 기후문제, 자원문제 등등으로 나누어 얘기했는데 많이 듣던 얘기의 반복이다.

메이지유신을 말할 때의 일본은 너무 얄미울 정도로 처신을 잘해서 읽기 힘들다가 1930년대와 40년대 멋모르는 젊은 군인들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치다가 원자폭탄 2방에 나가 떨어진 얘기는 재미있었다. 문제는 그 후에 자기 연민에 빠진 일본이 역사 반성을 제대로 안하고, 자기들이 피해국가인양 행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옆에 중국이 있고, 위엔 러시아, 밑에 일본이 있으며, 태평양 건너엔 미국이 있다. 핀란드보다도 더 위험한 처지다. 그 나라엔 러시아 밖에 없었지만 우린 사방이 다 강대국이다. 그리고 식민지로 지냈던 불행한 과거도 있다. 지도자나 국민들이 생각을 유연하게 하면서 외교를 잘 펼쳐야 할 것이다. 어려운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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