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7 09:26

이국종의 골든아워를 읽고 2020

외상센터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한 이국종 교수가 자신이 업무를 추진하면서 느꼈던 일들을 기록한 글이다. 외상센터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치료 사례가 이야기의 주류를 이룬다. 아마도 저자는 꼼꼼한 메모광일것이다. 그렇지않다면 이렇게 자세하게 글을 기술할 수는 없다.

외상센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건설 현장에서 다친 사람들이거나 몸을 쓰다가 다친 사람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의료 진료를 한 후 수가를 지정할 때 일반 환자들 위주로 세팅이 되어 있어 엄청난 수혈이나 반복적인 처치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해 고스란히 병원의 적자로 남는다. 그래서 병원에서의 원망이 대단하다. 그러면서도 외상센터를 해체하지는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적자 상태의 부서를 그냥 두고서 계속 담당자에게만 화를 내면 담당자는 어쩌라는 것인가?

모든 것이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항상 반발을 부른다. 전국에 거점 외상센터를 짓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자는 얘기는 공허했다. 그러다가 아덴만의 석해균선장이 해적들로부터 총알세례를 받아 사경을 헤맬 때 이를 저자가 나서서 해결해 나갔다.

원래는 서울의 유명한 병원에서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못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자자에게까지 기회가 온 것이다. 왜 안갔겠나? 살아나면 기회지만 가서 죽는다면 의료진의 위험부담이 너무 큰 것이다. 그걸 받았다. 그리고 살렸다. 사실 그때 석해균 선장은 총알을 4발이나 맞아서 죽을 줄 알았다. 그런 사람을 살려낸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영웅이 되었다. 그리고 외상센터에 대해서 강하게 주장하고,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전국적으로 외상센터가 지어진다.

새로운 사업을 하면 무조건 신청을 해서 예산을 따오는 것이 좋은가보다. 많은 병원들이 신청을 했고, 아주대병원은 떨어졌다. 그것도 이상하다. 제일 열심히 한 병원은 떨어지고, 지금까지 관심이 없던 병원은 선정되는 아이러니 말이다. 그리고 선정된 외상센터는 국가로부터 받은 세금을 외상센터에 재대로 투자하지 않는다. 외상센터이기 때문에 날마다 사고가 있는것이 아니겠고, 텅텅 빈 병실과 놀고 있는 의료진을 보고있자니 효율성을 강조하여 다른 업무를 맡기는 것이다. 일이 늘었다.

외상센터에 구조헬기를 도입했는데 주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엄청나다. 새벽에도 아침에도 헬기소리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그 주변에 살면 충분히 민원이 되겠지만 정작 병원의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은 민원이 없다. 그들의 심정을 아는 것이다.

글을 읽어보면 하루 24시간 대기에 고난이도 수술이 이어지고, 집에도 못가고, 간호사들은 유산에, 각종 직업병을 달고 산다. 그런 분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책 마지막에 그들의 이름과 약력에 대해서 소개해 놓았다. 그리고 능력을 인정받아 외국으로 연수를 갈 기회가 있었는데도 마다하고 외상센터에 지원한 경기도청의 공무원부터 시작해서 남들은 오지않는 병원에 스스로 찾아와 의사로서 간호사로서 동참한 이들에 대해서 적고 있다.

읽으면서 느낀 점은 외상센터를 보다 잘 확충해야지만 이와 아울러 우리나라 건설업이나 교통업무에서도 법이 개정되어 사고가 좀 나지 않도록 법을 강화해야한다고 느꼈다. 아무리 병원에서 열심히 해도 결국은 사고가 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산재율, 교통사고 사망율이 다른 oecd국가에 비해 엄청 높던데 차제에 이런 법도 좀 정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