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9 21:58

박경리의 토지 3,4권을 읽고 2021

떠났던 칠성의 아내 임이네가 평사리로 돌아왔다. 밖에 나가서 백정에게까지 몸을 팔면서 음식을 구걸하다가 죽을 땐 죽더라도 고향에서 죽겠단 마음이었는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뻔뻔하다고 했다. 최참판댁 윤씨부인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거라 했다. 그러나 사건은 좀 다르게 흘러갔다. 

칠성이는 귀녀와 밤을 지낸 죄는 있지만 그가 최치수를 죽이는데 모의한 것은 없다. 귀녀가 칠성이도 같이 모의했다고 했던것인데 사건을 잘 알아보지 않은 관아에서 섣부르게 그를 죽인 것이다. 나중에 귀녀가 죽기 전, 칠성이는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관아에서는 이 사실을 윤씨부인에게 알렸다. 

어찌보면 임이네나 칠성이는 귀녀에 의해 억울한 모함을 받은 셈이었다. 관아나 윤씨부인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그 이야기를 공표하지는 않았다. 굳이 관아의 실수를 알려서 권위를 떨어뜨릴 필요도 없었고, 임이네는 그때 이미 평사리를 떠나고 난 후였을 것이다. 그런 임이네가 돌아왔으니 윤씨부인도 잘해줄 필요는 없었으나 못들어오게 마다할 필요는 없었다.

이용과 월선이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으나 월선이가 평사리에 몰래 와서 이용과 하룻밤을 보내고 난 것을 알게 된 강청댁이 월선이 주막으로 달려가 제대로 분풀이를 해 놓았다. 그리고 월선은 간도지방으로 몰래 떠났다. 월선이 떠나고 나서 이용은 삶의 의욕을 잃었고 그때 그는 임이네를 봤다. 그녀가 불쌍했는지 같이 밤을 지내고 강청댁과 함께 두 여자가 한 남편을 섬기는 이상한 꼴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답답한 것이 이용과 월선이다. 이용이란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월선이 떠나가자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임이네와 관계를 갖고 홍이를 낳는다. 그리고 돌아온 월선이를 좋아한다. 이게 무슨 스토리인가 말이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월선이도 답답하고, 이용도 답답하고... 강청댁과 임이네는 완전히 악다구니로 묘사되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기나 하고... 

조준구는 서울에 가서 가족들을 모두 최참판댁에 데리고 온다. 조준구 아내는 무식하고 염치없는 여자였다. 객이 들어왔는데 서희가 기거하는 별당을 내놓으라고 남편에게 강짜를 부린다. 눈치도 없고, 염치도 없다. 조준구가 슬쩍 윤씨부인에게 요구를 하자 안된다고 말하고, 싫으면 가족들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라 한다.

그러다가 전염병이 돌았다. 호열자다. 최참판댁 마름 김씨가 먼저 걸려 죽는다.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최참판댁에서는 기둥인 윤씨부인이 죽고, 봉순이엄마가 죽는다. 강청댁도 죽고, 문의원도 죽고, 임이네는 두 아들이 모두 죽어나간다. 조준구는 호열자가 물을 끓여마시면 예방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방에 틀어박혀 전염병이 사라질때까지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그가 밖에 나왔을 때 서희를 지켜줄 사람들은 모두 죽고 없었다. 할머니 윤씨부인도, 마름 김씨도, 어릴때부터 돌봐줬던 봉순이네도 죽고 이제부터 조준구가 집안을 하나씩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힘의 판도를 눈치챈 하인들도 조준구나 서희나 한쪽에 붙을 것을 요구받는다.

나라는 더 엉망이다. 을사보호조약이 된 것이다. 일본에 나라를 뺏기자, 김훈장은 비분강개하지만 조준구는 세력을 따라야한다고 말한다. 나라가 힘이 없으니 얼마나 모욕을 겪는가 말이다. 100년전에 없어져야했을 나라가 100년동안 질질 끌면서 구질구질한 삶을 연명하니 그 기간동안 백성들은 관리들의 수탈에 고생하고, 결국 이렇게 나라를 뺐기고 말게 되었다. 그렇게 고고하게 성리학을 외치던 양반들은 일본에 줄대기 바빴고, 눈도장 찍기에 열심이었다. '나라를 잃었는데 이를 슬퍼하여 자결하는 이 하나없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일인가~'라며 자결을 했던 매천선생도 있었지만 왕은 무능했고, 성리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고, 이미 나라는 사라졌다. 

조준구를 최참판댁 돈을 이용하여 일본과 줄대기에 바쁘다. 서울에 집을 하나 마련해서 잘 차려놓고 서울 갈 때마다 그곳에 일본인과 고관대작들을 초대하여 향응을 베푼다. 그렇게 해서 그는 친일파로 거듭난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자기를 따르는 하인들을 데려다가 최참판댁의 주요 요직을 맡긴다. 농민들은 조준구의 힘이 커지면서 그의 가렴주구에 힘들어한다. 

참지를 못하고 윤보와 길상이, 그리고 농민들이 최참판댁에 새벽에 처들어간다. 거기서 조준구와 아내를 척살하고 창고의 곡식과 패물들을 가지고 독립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소변을 보러 나온 조준구가 아내를 데리고 먼저 피했고, 그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일본 헌병이 마을에 들어오고 한조란 농부가 억울하게 죽고, 조준구를 구해주었던 삼수도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매일 서희에게 곱추인 자기 아들 병수와 결혼하라고 압박한다.

도망간 길상이와 이용이 돌아왔다. 밤에 서희와 월선이 봉순이를 데리고 만주로 갈 계획을 짠다. 그러기 위해서 봉순이가 조준구의 추적을 따돌리는 역할을 맡게 된다. 어릴적 서희와 결혼하기로 했던 상현도 같이 간도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먼저 출발한 봉순이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잡힌 것인가? 아님 늦는 것인가? 길상은 초조해하며 1부가 끝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